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묘한 법칙들이 있다. 심사위원들이 지원자에 대해 너무 가혹하게 평가를 하는 경우에는 예상 밖의 합격이라는 반전이 뒤따르곤 한다. 불합격자의 경우 너무 가혹한 심사평을 편집해서 방송에 내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법칙은 ‘K팝스타2’의 송하예가 와일드카드를 받는 과정에서도 반복됐다. 송하예의 탈락의 눈물은 결국 반전의 기쁨이 됐다.
25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 ‘K팝스타2’에는 종편방송 JTBC의 오디션 프로그램 <메이드 인 유>에 출연했던 송하예가 등장했다. 송하예는 <메이드 인 유>에서 입상했지만 연예기획사의 콜은 받지 못했다. 다시 한 번 가수의 꿈을 꽃피우기 위해 ‘K팝스타2’에 출연한 것.
▲ SBS <일요일이 좋다> ‘K팝스타2' 방송 캡쳐 사진 |
“늘 표정이 굳어 있는 양현석 심사위원님의 표정을 녹여드리겠어요”라는 인사말로 무대를 시작했지만 그 시점부터 박진영의 표정은 굳었다.
결국 송하예는 아이유의 ‘복숭아’로 공연을 펼쳤지만 중간에 노래를 멈춰야 했다. 마지막 음을 뱉어 내는 창법에 문제를 지적한 양현석이 다른 창법으로 노래를 불러 보라고 권유한 것. 파워풀한 팝으로 다시 노래를 불렀지만 이번에도 중간에 중단해야 했다. 나쁜 버릇이 들어 있는 똑같은 창법 때문이다.
양현석은 송하예의 버릇을 다시 한 번 지적하며 ‘불치병’이라고 평했다. 또한 보아는 ‘다음 라운드가 궁금하지 않은 무대’라며 불합격 판정을 내렸으며 박진영은 “평소 말하는 것 역시 너무 예쁘게만 하려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자신의 목소리를 모르는 것 같다”며 역시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
그렇게 송하예의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너무 지나친 세 심사위원의 혹독한 판정만 놓고 보면 예상 밖의 합격 판정이 내려지는 게 오디션 프로그램의 법칙이지만 이미 불합격이 2표로 합격의 길은 요원해졌다.
그렇지만 양현석이 모든 상황을 뒤집었다. 가장 강하게 송하예를 지적했던 양현석이 YG엔터테인먼트 와일드카드를 사용해 송하예를 구제한 것. 양현석은 “모두가 지금 불치병에 걸렸다고 한다. 지금은 희망을 줘야 할 때”라며 “나에게 와일드카드가 있다. 탈락해도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 있는 카드다. 내가 그 버릇을 고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기가 생겼다”고 밝혔다.
양현석의 와인드카드 활용으로 송하예는 구제받았다. 앞선 심사위원들의 냉혹한 혹평이 편집되긴커녕 오히려 방송에서 강조된 까닭이 바로 와일드카드의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제작진의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