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티웨이 지분 매입 ‘대명소노’ 항공업 진출 가능성…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시 제주항공 1위 위협
#대명소노, 티웨이·에어프레미아 2대주주 등극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 조건으로 유럽 노선 이관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등을 요청했다. 두 기업의 합병으로 인한 독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을 넘겨받았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화물 전용 항공사 에어인천에 넘어갔다.
LCC 업계 3위였던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진에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티웨이항공의 2023년 매출은 1조 3488억 원으로 같은 해 1조 2772억 원을 기록한 진에어를 넘어섰다. 국제선 여객 수도 추월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연간 기준 티웨이항공의 국제선 여객 수는 543만 5093명으로, 진에어(504만 1261명)보다 40만 명가량 많았다.
이런 가운데 대명소노그룹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과 또 다른 LCC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11월 7일 기준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지분은 26.77%이다. 1대 주주인 예림당(30.07%)과 격차는 약 3.3%포인트에 불과하다. 대명소노그룹 측은 “현재 경영권 확보 의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2011년 당시 티웨이항공 인수전에 참여했던 전적이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항공업 진출을 시도한다고 보고 있다.
또 대명소노그룹은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의 지분 11%을 사들였고,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잔여 지분 11%에 대해 2025년 6월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콜옵션을 마치면 AP홀딩스(46%)에 이어 2대 주주로 오르게 된다. 다만 AP홀딩스가 10월 23일 입장문을 통해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을 매각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대명소노그룹이 LCC 지분 인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사업 시너지 때문이다. 2019년 베트남 ‘소노벨 하이퐁’ 리조트의 위탁 운영을 시작으로, 2022년 미국 워싱턴 ‘노르망디 호텔’, 2023년 미국 뉴욕 ‘시포트 호텔’, 올해 프랑스 파리 ‘호텔 담데자르’와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호텔’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호텔·리조트 숙박권과 항공권을 연계한 상품으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CC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호텔과 항공을 연계해 객실가동률을 90% 이상 끌어올린 사례가 있다”며 “대명소노그룹도 숙박업과 항공업을 협업해 부가이익을 얻을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FSC 1곳과 LCC 7곳으로 재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마무리되면 LCC 계열사인 진에어(대한항공), 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의 통합이 예정돼 있다. 현재 대형항공사(FSC) 2곳(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LCC 9곳(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부산 에어서울·에어프레미아·이스타항공·에어로케이·플라이강원)이 있는데, 앞으로는 FSC 1곳과 LCC 7곳으로 재편되는 셈이다.
향후 3개 LCC가 통합되면 업계 1위 제주항공을 넘어선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제선 이용객 수 1위를 기록한 LCC는 제주항공(645만 2178명)이다. 진에어는 478만 5052명, 에어부산은 330만 6567명, 에어서울은 137만 7253명이다. 3개 LCC를 합치면 이용자 기준 1위에 오른다. 보유 기단 수도 제주공항(41대)을 추월할 수 있다. 진에어는 30대, 에어부산은 22대, 에어서울은 6대로 합치면 총 58대다.
이에 대해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연한 기재 운영, 정비비 등 제반 비용 절감을 통해 경쟁력 강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에서는 1978년 항공 자유화(오픈 스카이) 이후 진입하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출혈경쟁이 심했고 이에 따라 재정적으로 어려워진 항공사들이 퇴출되거나 구조조정 등이 일어났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수순을 밟게 됐다”며 “앞으로 LCC들은 기존의 노선들을 두고 경쟁하는 것은 물론 추가 노선 개발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메가 LCC가 어떤 파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의 LCC 업계 관계자는 “통합 3사의 모든 노선을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업계는 우선 노선 개발, 지상조업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LCC 업계 다른 관계자는 “현재 좋다, 나쁘다 판단할 상황은 아니다”며 “통합하고 난 뒤 노선 운영, 판매 전략 등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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