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 프린세스> 김태희. |
▲ 문근영. |
드라마 출연 연기자들의 정확한 출연료 액수를 공개하지 않는 건 방송계의 관례다. 하지만 일부 톱스타들이 받는 출연료가 워낙 고액이다 보니 연예계 관계자들을 통해 금액이 흘러나오는 경우가 잦다.
실제로 최근 드라마 관계자들의 사이에서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오랜만에 복귀하는 여자 톱스타들의 몸값이다. 특히 몇 명은 회당 출연료로 많게는 1억 원, 적게는 8000만~9000만 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둘러싼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 방송국의 드라마 PD는 “스타 A가 회당 1억 원을 받기로 하고 계약을 맺었다는 이야기가 방송가의 핫이슈”라며 “그동안 남자 스타들 가운데 배용준 장동건 이병헌 장근석 등 극히 일부가 회당 억대의 출연료를 받았지만 여자 배우가 1억 원대에 진입한 건 처음 있는 일이라 다들 놀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여자 스타들의 몸값 상승은 그만큼 주인공을 맡을 만한 여배우를 찾기가 어렵다는 증거다”라고 밝혔다.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출연료를 받아왔던 여자 스타들의 몸값이 부쩍 오르는 이유는 이들이 국내를 넘어 아시아 시장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한류 스타란 사실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막을 내린 SBS 드라마 <신의>의 경우 방송 당시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중화권 국가로의 수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이유는 이들 나라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여주인공 김희선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드라마들은 국내서 방송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기획해 제작하고 있다. 이 같은 제작 환경에서 여자 한류스타들의 캐스팅은 제작진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카드다.
한편에서는 여자 스타들의 억대 출연료를 두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 스타들의 몸값이 오를수록 나머지 스태프와 조연 연기자들은 제대로 된 급여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자 스타의 몸값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남자 배우의 몸값도 상승할 수밖에 없는 순환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방송을 앞둔 한 드라마의 경우 남녀 주인공과 작가, PD가 챙기는 출연료와 급여가 회당 제작비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주인공의 출연료가 오르면서 상대역인 남자 배우의 출연료 역시 올랐고, 스타들을 캐스팅해 주목받은 작품인 만큼 작가료, 연출료까지 동반 상승한 탓이다.
일부에서는 “드라마로 돈을 버는 사람은 주인공과 작가뿐”이라는 자조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 사이에서도 출연료 격차가 심해지면서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제작 환경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출연료 미지급에 대한 위험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 <드라마의 제왕>에 출연 중인 정려원(왼쪽에서 세 번째). |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