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가수 싸이(박재상·35)가 8일 미국 국민에게 과거 '반미' 감정을 부추기는 노래를 부른 데 대해 사과했다.
싸이는 지난 2004년 가수 신해철(44)과 함께한 콘서트에서 미군 장갑차 모형을 박살 내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디어 아메리카(Dear America)’라는 랩을 공연했다. 랩 가사에는 ‘빌어먹을 세계에서 제일 잘난 U.S.A’ ‘이라크 포로를 고문해 댄 XX들과 코쟁이 모두 죽여. 아주 천천히 죽여. 고통스럽게 죽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싸이는 7일(현지시각) 공식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고 “선동적인, 부적절한 언어를 썼던 것에 대해 깊이 후회하고 있다”면서 “내가 쓴 단어들로 인해 상처받은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싸이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서, 또한 미국에서 공부하고 생활했던 시절을 인생의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미군의 희생을 잘 알고 있다”며 “8년 전 반전(反戰)시위에 공감하고 있었다. 당시 미국이 벌였던 이라크 전쟁,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2명의 한국 여학생(효순, 미순)에 대한 깊은 애도 표출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사람이지만, 언어를 사용할 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면서 “내가 쓴 가사가 어떻게 해석됐을지 생각하니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언론은 “‘강남스타일’로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가 반미감정을 부추기는 랩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부 언론은 “싸이가 8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열리는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공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