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라면업계 양대 강자인 농심과 삼양은 전체 매출에서 해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과 매출 상승률 면에서 차이를 보였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10%포인트 가까이 오른 77%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1조 7300억 원, 영업이익 34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5%, 130% 뛰었다. 삼양이 영업이익 3000억 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농심의 해외 매출 비중은 40%로 삼양식품에 비해 많이 낮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3조 43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1631억 원으로 오히려 23.1% 줄었다. 매출 규모는 삼양식품의 2배가량 되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인 꼴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내수시장 소비 둔화로 인한 판촉비 부담 확대, 환율 상승에 따른 재료비 증가 등으로 원가부담이 커져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새로운 라면 구매 수요를 창출할 ‘대박 아이템’ 개발·홍보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시장 진출은 농심의 신라면이 더 빨랐지만 삼양의 불닭볶음면에 밀린 것은 신라면이 타깃 국가의 유통사를 통한 판매에 방점을 둬 ‘목적구매’만 이뤄지게 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삼양의 불닭볶음면은 SNS 마케팅으로 ‘불닭볶음면 먹방’ ‘불닭볶음면 밈(Meme·온라인에서 확산되는 파생·모방 창작물)’ 등을 만들어내 목적구매가 아닌 ‘충동구매’가 일어나게 했다”며 “충동구매는 가격의 영향을 덜 받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타사 제품으로 대체할 수 없는 히트 상품이 없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농심의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은 그룹 총 매출액의 17.6%인 7900억 원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88개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2023년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농심의 내부거래 비중은 23위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내부거래 비중이 크게 뛴다. 농축수산물 가공과 스프 제조 등을 담당하는 농심태경의 2023년 매출액은 4803억 원으로 특수관계자 간 거래로 발생한 매출은 51.7%(2486억 원)에 달한다. 이 중 농심에서만 2419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필름 포장재·포장원단 등을 생산하는 율촌화학의 같은 해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46%다. 내부 거래 비중이 높으면 그만큼 원가 절감 기회가 줄어들어 영업이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내부거래는 가격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영업이익 보존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농심은 지난해 9월 출시한 ‘신라면 툼바’를 앞세워 호주·일본·중국·동남아·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비전2030을 발표하며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으며 최근 발표한 유럽법인 설립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라면과 더불어 스낵의 비중을 높여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높은 내부거래 비중과 관련해서는 “내부거래로 부당이익제공, 불공정거래 등 적발된 사례는 없다”면서 “그룹 내 각 계열사들은 내부거래 비중 축소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공시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