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CC글라스는 2024년 실적에 대해 총 10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159억 원 수준이다. 같은 해 진행한 중간 배당도 실시했는데, 당시는 주당 800원, 배당 총액 128억 원이었다. 이번 배당금 지금이 마무리되면 287억 원을 배당금 명목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한다.
다만 이 정도 규모의 배당은 현재의 재무 상황으로도 가능하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3206억 원 수준이다. 법정준비금 10%를 제외해도 2900억 원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감액배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감액 배당을 염두에 둔 자본잉여금의 이익잉여금 전입이 늘고 있다”면서 “KCC글라스의 경우도 향후 감액 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 것을 두고 정몽익 회장의 KCC글라스 계열분리를 위한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감액배당의 경우 일반적인 배당과 달리 세금이 없다. 감액배당의 재원으로 활용된 자본잉여금이 출자자들의 출자금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배당금에 대해 2000만 원까지는 15%의 세금이 붙는데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종합소득세가 적용돼 최대 45%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 지난해 50억 원 이상의 배당금을 수취한 정몽익 회장의 경우 최고 세율을 적용 대상이다. 만약 감액배당을 통해 배당을 받았다면 그만큼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정몽익 회장이 KCC글라스를 중심으로 계열분리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KCC그룹은 고 정상영 명예회장의 세 아들이 각자 이끌고 있다. 장남 정몽진 KCC그룹 회장이 지주사 KCC를, 차남 정몽익 회장과 삼남 정몽열 KCC건설 회장은 각각 KCC글라스와 KCC건설을 경영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회사를 독립적으로 경영하고 있으며 지분 정리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황이다. 정몽진 회장은 KCC의 지분 19.58%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의 지위를 확보했고, 정몽익 회장은 KCC글라스 지분 27.15%로 최대주주다. 정몽열 회장은 KCC건설 지분 29.99%로 개인 기준 최대주주다.
다만 정몽익 회장 입장에서 KCC글라스를 가지고 독립하기 위해서는 KCC와 정몽진 회장이 가지고 있는 KCC글라스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실제 지난해부터 정몽진 회장의 KCC글라스는 정몽익 회장 일가로 넘기는 작업을 계속하는 모습이다(관련기사 하필 정몽진 지분 증여 전에…KCC ‘글라스 보유지분’ 던진 내막). 정몽진 회장과 KCC는 지난 1월 17일 기준 KCC글라스 지분을 각각 5.78%, 2.99% 가지고 있다. 이를 매입하려면 지난 2월 25일 KCC글라스 종가 기준으로 474억 원가량이 필요하다.
투자업계에서는 현 시점에서 KCC글라스의 계열분리가 적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KCC글라스의 주가가 저평가 구간이기 때문이다. KCC글라스는 2020년 KCC로부터 인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설립 이후 주가는 2021년 8만 1900원으로 정점을 찍고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현재 3만 3800원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그 사이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6배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저평가를 받고 있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통상 PBR 1배 이하는 저평가 회사로 분류할 수 있다. PBR 1배 이하는 회사의 지분의 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아서다.
이 때문에 낮은 주가 원인 중 하나로 정몽익 회장의 계열분리가 거론되기도 한다. 정몽익 회장이 KCC글라스 지분을 확보하는 데 낮은 주가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배당을 통해 주가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분모가 되는 자본을 배당을 통해 줄이면 자연스럽게 PBR이 적정 수준으로 오른다.
앞선 투자업계 관계자는 “KCC글라스가 시장의 주목을 받는 편은 아니다. 실적이 그렇게 좋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쌓아놓은 현금을 바탕으로 배당금을 늘려나가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면 주주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면서 “적극적인 배당정책은 주가 방어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KCC글라스 측은 현재까지 전입되는 이익잉여금을 감액배당할지 여부에 대해 확정된 사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자본잉여금의 이익잉여금 전입과 관련해선 정몽익 회장의 계열분리와 무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