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미롭게도 한국, 중국, 미국 등 국적별로 매출 1위 상품이 달랐다.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상품은 ‘오하요 브륄레’라는 아이스크림이 차지했다. 달고나 같은 캐러멜 층이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감싸고 있는데, 톡 깨트려 먹으면 근사한 궁합을 이룬다. 중국인에게는 ‘우유 푸딩’, 미국인에게는 ‘타마고 샌드위치(달걀 샌드위치)’가 1위에 올랐다.
세븐일레븐 측은 “나라별로 히트 상품에는 트렌드와 선호도가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가령 중국의 경우 현지 소셜미디어(SNS)에서 일본 우유가 인기를 끌고 있어 유제품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히트를 쳤다. 우유 푸딩 외에도 메이지유업의 ‘맛있는 우유’가 5위에 오를 만큼 판매 실적이 좋았다고 한다.
타마고 샌드위치는 미국과 영국, 호주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서양식 샌드위치에 비해 식빵의 촉촉함과 달걀의 보들보들한 식감을 맛볼 수 있어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팬케이크 메이플&마가린’도 미국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인기 상품이다. 미국에는 와플에 치킨을 얹어 먹는 ‘치킨와플’이라는 메뉴가 있는데, 팬케이크 사이에 가라아게(일본식 닭튀김)를 수북하게 넣어 ‘팬케이크 치킨샌드’로 만들어 먹는 것이 해외 동영상 플랫폼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도쿄, 오사카, 교토 등 주로 대도시 점포에서 외국인 관광객 매출 상승이 두드러졌지만,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성지순례 장소로 유명한 기후, 이시카와, 와카야마 등 지방 소도시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지역 밀착형 점포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판매 실적 데이터를 분석해 주력 상품코너를 넓히고, 지역마다 방일 관광객의 요구에 맞춘 상품 전개에 나서고 있는 것.
예를 들어 오사카나 후쿠오카 등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지역의 경우 한 달에 와사비(고추냉이)가 수백 개씩 팔린다. 세븐일레븐 측은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와사비 가루를 사용한 제품이 많아서인지 생와사비로 만든 제품을 한국인들이 선물용으로 많이 구입해간다”고 전했다. 비교적 비싼 과일이 불티나게 팔리는 점포도 있다. 도쿄 도심의 신주쿠 점포의 경우 가격이 1500엔 이상인 딸기 팩이 하루 200개 이상 팔리는가 하면, 샤인머스캣 등 컵과일도 인기다.

일본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여행사 JTB는 2024년 11월 부유층 방일객 전용 여행 브랜드 ‘선라이즈투어 프리미어’를 선보였다. 후지산과 도쿄도내 상공을 헬리콥터로 유람하는 등 고부가가치 체험을 제공한다. 투어 비용은 180만 엔(약 1750만 원)이다. 이외에도 비즈니스를 겸해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도 많아 단시간에 충실한 여정을 즐길 수 있는 럭셔리 투어 상품들을 준비했다고 한다.
다카시마야 백화점도 지난해 12월부터 해외 지점 VIP 고객이 일본 매장을 방문했을 시 라운지 이용 및 면세 수속을 우선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싱가포르 지점 VIP 고객 1500명에게 전용 회원증을 발행한 결과, 12월 한 달 동안만 약 70명이 일본을 찾아 백화점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늘어나는 관광객으로 각종 문제가 발생하자 숙박세와 관광지 입장료를 대폭 인상하는 지자체도 나오고 있다. 오버투어리즘이 가장 심각한 교토시는 “대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호텔에 묵는 손님이 지불하는 숙박세를 최대 1만 엔까지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현재는 숙박요금에 따라 200~1000엔을 단계적으로 부과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숙박요금이 1박에 10만 엔(약 97만 원) 이상일 경우 기존 1000엔에서 1만 엔으로 숙박세가 대폭 오르게 된다.
교토시의 숙박세 수입은 2023년 52억 엔에 달했으며, 개정된 인상으로 126억 엔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입은 교통 인프라 정비, 다리 내진 보강 공사, 문화재와 역사적인 거리 보존 등 관광 진흥과 시민 생활 양립에 사용할 방침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