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6일 종가 기준 2만 6500원으로 고점에서 약 14% 하락했다. 주가 하락의 대표적 이유로 임원들의 주식 매도가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월 25~26일 임원 3명이 자사 주식 총 7286주를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총 매도 금액은 2억 343만 4400원으로 계산된다. 이들의 결제일은 2월 18~19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결제일은 주식 거래 다음 날에 해당하기 때문에 실제 거래는 17~18일로 추정된다. 주가는 공시 이후 2월 28일까지 하락했다.
기업의 임원은 회사 내부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란 관점에서 개인 차원의 주식 매도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자사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증권학회장)은 “임원 매도 행렬은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자 입장에서 회사에 무슨 일이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임원들의 주식 매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두산에너빌리티 임원 8명이 3만 4961주를 장내 매도했다. 2023년에는 임원 10명이 7만 2563주를 매도했다. 임원 대부분이 2019~2022년 진행한 세 차례 유상증자에서 우리사주조합 물량으로 배정받은 주식을 자신의 계좌로 입고해 장내 매도했다. 반면 2년 동안 주식을 매수한 임원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이준서 교수는 “임원들의 주식 매도가 잦아질수록 일반 투자자들이 해당 공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런 기업이라면 내부통제위원회나 IR팀(투자자 관리 부서)에서 현직 임원들의 주식 매도를 자제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블록딜도 최근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주)두산은 2022년 8월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약 4.5%를, 두산에너빌리티는 2023년 6월 두산밥캣의 지분 약 5%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1주당 처분 가격은 각각 2만 50원과 5만 5200원이었다. 당시 최고가에 근접한 가격이었다. 블록딜 이후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주)두산의 1주당 처분 가격 대비 40% 하락했다. 두산밥캣은 공시 당일 주가가 약 8% 하락했다.

두산그룹의 지주회사인 (주)두산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친화 정책을 이행 중이다. (주)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배당을 하지 않던 시기에도 배당을 해왔다. 2025~2027년 99만 주를 소각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지배구조에서 차이를 보인다. (주)두산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오너일가로 구성된 주주들의 지분이 39.99%에 달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주)두산이 30.39%를 소유하고 있다. 오너일가 개개인의 지분은 다 더해도 1%가 되지 않는다. 두산에너빌리티가 100억 원을 배당했을 때 오너일가가 가져가는 배당금은 1억 원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임원 보수는 연결기준 실적으로 책정하고, 배당은 별도기준 실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약 15조 원에서 2023년 약 17조 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당기순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해 517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그 결과 박지원 회장의 상여금은 2023년 약 9억 원에서 2024년 약 4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2022년 별도기준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당기순손실 1조 211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023년에는 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별도기준 당기순손실이 1041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당기순이익 등 영업활동으로 마련한 현금으로 배당하는 입장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배당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보일 수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기업이 일반 주주와 (이익을) 공유하는 것이 기본인데 임원진은 보수를 높여 실속을 챙기면서 이런저런 핑계로 주주들은 이를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현 상황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자회사들의 상장이 많아질수록 모회사 기업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해외 자회사의 배당 정책을 바라본 일반 주주들이 두산에너빌리티를 향한 배당 목소리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벗어난 지 3년이 됐다. 이제 유의미한 경영 실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주)두산이나 두산밥캣처럼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