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직영점만 운영하던 피자, 햄버거 등 분야의 F&B(식음료) 기업들이 가맹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외형 확장을 통해 수익성 챙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세컨드 브랜드’를 출시한 외식 업체들도 1년 정도 직영점을 운영한 후 곧바로 가맹점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직영점만 운영하다가 가맹사업 확장
도넛 전문점 ‘노티드’ 운영사로 유명한 GFFG는 ‘클랩피자’의 가맹사업을 준비 중이다. 클랩피자 청담. 사진=클랩피자 홈페이지 캡처도넛 전문점 ‘노티드’ 운영사로 유명한 GFFG는 ‘클랩피자’의 가맹사업을 준비 중이다. GFFG가 지분 100%를 보유한 (주)클랩피자는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시스템에 ‘클랩피자’의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정보공개서는 브랜드가 가맹사업을 위해 등록해야 하는 문서다. 클랩피자는 2020년 청담점을 오픈한 이후 현재 6개의 직영점을 뒀다.
GFFG는 노티드의 가맹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GFFG는 공정위에 ‘카페 노티드’의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노티드는 2017년 6월부터 직영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2024년 12월 기준 45개의 직영점을 뒀다. 올해 가맹사업을 시작하면 브랜드 운영 7년 만에 첫 가맹점을 두게 되는 셈이다.
KFC코리아는 1984년 한국에 진출한 후 45년 만인 지난해 2월 가맹사업을 개시했다. 지난해 4월 가맹 1호점인 문정역점을 오픈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15개의 가맹점을 열었다. KFC코리아는 올해도 공격적으로 가맹점을 출점할 계획이다. KFC코리아는 올해 1월부터 가맹 창업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KFC코리아 관계자는 “올해도 가맹점을 전략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상권 맞춤형 차별화 매장과 스페셜 매장을 지속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FC코리아는 1984년 한국에 진출한 후 45년 만인 지난해 2월 가맹사업을 개시했다. KFC 건대입구역점. 사진=KFC코리아 제공직영점만 운영하던 F&B 기업들이 가맹사업을 시작하는 건 수익성을 꾀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직영점은 점포별 퀄리티(품질)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투자 부담을 본사가 다 지다 보니 점포 확장이 어렵다”며 “가맹사업을 통해 점포를 늘리면 재료 조달 등에서 바잉 파워(구매력)가 생겨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2023년 (주)클랩피자는 영업손실 1억 6413만 원을 기록했다. 노티드 실적이 대부분인 GFFG의 별도 기준 2023년 영업손실은 71억 6470만 원이었다. 2023년 KFC코리아의 영업이익은 28억 7818만 원으로 2022년(61억 2789만 원) 대비 53% 줄었다. 가맹사업을 본격화한 지난해 KFC코리아는 연결 기준 매출 2923억 원, 영업이익 164억 원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시장 위치가 애매해 가맹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점포가 늘어나면 고객과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회사의 수익성이 높아지면 가격 경쟁력도 생긴다. 특히 피자나 햄버거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매장 수가 경쟁력 확보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평가다. 도미노피자는 2023년 기준 480개, 피자헛은 360개, 미스터피자는 180개의 매장(직영점, 가맹점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우 맘스터치는 1450개, 롯데리아는 1300개 정도의 매장을 갖고 있다.
#세컨드 브랜드 업체들도 가맹점 적극 확장
세컨드 브랜드를 내놓는 업체들도 직영점을 짧게 운영한 뒤 곧바로 가맹사업에 돌입하고 있다. 푸라닭 치킨 운영사 아이더스에프앤비가 2023년에 론칭한 치킨 버거·윙 브랜드 ‘움버거앤윙스’ 매장. 사진=아이더스에프앤비 제공세컨드 브랜드를 내놓는 업체들도 직영점을 짧게 운영한 뒤 곧바로 가맹사업에 돌입하고 있다. 푸라닭 치킨 운영사 아이더스에프앤비는 2023년에 치킨 버거·윙 브랜드 ‘움버거앤윙스’를 신규로 론칭했다. 이후 직영점 두 곳을 운영하다가 지난해 중순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약 20개의 가맹점을 확보했다. 파파존스 피자 브랜드를 갖고 있는 한국파파존스는 2023년 치킨 브랜드 ‘마마치킨’을 론칭했다. 마마치킨 가맹사업은 지난해 11월 시작됐다. 2035년까지 매장을 1000여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에 따라 가맹사업을 하려면 가맹본부가 1개 이상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해야 한다.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정책홍보팀장은 “신규 브랜드들은 직영점을 1년 했다고 해서 바로 가맹사업으로 확장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다만 세컨드 브랜드를 내놓는 기업의 경우 이미 본사의 점주 관리, 물품 공급 역량이 쌓여있다. 그렇다 보니 가맹사업 진출 속도에서 일반 신규 브랜드들과는 차이가 크게 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종우 교수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성장기는 지났다. 지금 세대의 트렌드를 잘 읽어야 가맹점을 확장했을 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랜차이즈 넘치는데 '가맹거래사' 시장 작은 까닭
가맹점주와 본사(가맹본부) 간 갈등은 지속되고 있지만 국가전문자격사인 ‘가맹거래사’ 시장은 좀처럼 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 2024’를 찾은 예비 창업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일요신문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맹거래사 자격제도가 생긴 2004년 이후 가맹거래사 자격증 취득 건수는 1314건에 그쳤다. 2월 26일 기준 등록이 유효한 가맹거래사는 총 788명이다. 53만 명이 넘는 합격자가 배출된 또 다른 국가공인전문자격사인 공인중개사와 비교하면 자격증 취득 건수가 현저히 적다.
최근 5년간 자격증 취득 건수가 특별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공정위 시스템상 자격증 등록일자가 입력되지 않은 247건을 제외하면 2020년 72건, 2021년 191건, 2022년 56건, 2023년 58건, 2024년 67건의 가맹거래사가 공정위에 등록됐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가맹거래사는 가맹사업의 사업성 검토,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 작성·수정과 자문, 가맹점사업자의 부담, 가맹사업 영업활동 조건 등에 관한 자문, 가맹사업거래 분쟁조정 신청 대행과 의견 진술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가맹거래사 시장이 커지지 않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가맹거래사 자격증을 따고 전업으로 일하는 사람은 100~200명 정도에 그친다. 현재는 변호사들도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강성민 대한가맹거래사협회장은 “대부분의 가맹점주가 가맹거래사를 모른다. 창업 전 가맹거래사 자문을 받는 일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며 “그렇다 보니 창업 후 본사와 분쟁이 생기면 분쟁조정 자문을 구하지 않고 곧바로 변호사를 찾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가맹거래사 업무는 가맹거래사만 독점적으로 영위할 수 있다고 가맹사업법에 명시돼 있지도 않다. 이와 관련, 강성민 협회장은 “독점권이 보장되고 가맹거래사의 역할이 좀 더 명확해지면 가맹거래사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공정위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의 공정위 관계자는 “논의 중인 상황으로 알고 있다. 다만 확정된 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