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기일에서 하이브 측은 자신들의 해지 통보로 주주간계약이 이미 해지됐으며, 이에 따라 민 전 대표는 계약상 자신의 권리인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풋옵션은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주주가 다른 주주에게 본인이 보유한 회사 주식 전체 또는 일부를 사전에 정해진 가격에 매수할 것을 청구하는 권리를 말한다.
반면 민 전 대표 측은 “주주간계약은 당사자들이 합의를 하거나 상대방이 계약을 위반하지 않는 한 어느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없다”며 “민희진은 주주간계약을 위반한 사실이 없으므로 하이브에게는 주주간계약 해지권이 없고, 하이브의 주주간계약 해지 통지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맞섰다.
앞서 민 전 대표는 2024년 8월 어도어 대표이사에서 해임됐고, 같은 해 11월 20일 어도어 사내이사까지 사임하면서 공식입장을 내고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양측 모두 주주간계약이 해지된 사실 자체는 인정하되 이번 소송에서는 계약이 해지된 시점을 놓고 다투고 있는 것이다.
하이브는 2024년 7월 이 소송을 제기하기 직전을, 민 전 대표는 2024년 11월 초를 각각 주주간계약 해지 시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가 2023년 3월경 체결한 주주간계약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 18% 중 13%를 하이브에 매각(풋옵션)할 수 있으며, 이 권리는 2024년 11월부터 행사할 수 있다.
민 전 대표의 어도어 주식 풋옵션 행사 가격은 직전 2개년도 평균 영업이익에 13배를 곱한 값에서 그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율(18%)의 75%만큼의 액수에 해당한다. 민 전 대표가 풋옵션 행사를 통보한 2024년 기준으로 산정연도는 2022~2023년에 해당하고, 영업이익은 각각 –40억 원(2022년, 뉴진스 데뷔), +335억 원(2023)이었다. 이에 따라 그가 받을 수 있는 액수는 약 260억 원가량으로 예측됐다. 뉴진스의 압도적인 성장세 등을 고려한다면 2025년에 풋옵션을 행사했을 경우 지분 가치가 약 1000억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민 전 대표의 주주간계약 해지와 풋옵션 행사 통보가 거의 동시에 이뤄지면서 전망치보다 적은 액수로 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민 전 대표가 그동안의 긴 침묵을 깨고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혀 주목 받기도 했다. 이날 기일에서 하이브 측이 “민희진 측이 우리가 주장하는 해지 사유에 대해 아직 반박 서면을 내지 않았다”고 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법무법인 세종 측은 4월 17일 입장문을 내고 “민희진 측 법률대리인은 하이브가 주장하는 해지 사유의 부당성에 관해 이미 2차례 서면을 제출해 반박했으나 오히려 하이브야말로 민희진 측이 지적한 해지 통보의 부적법성 등에 대해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지해야 할 것은 이 사건 소송의 입증책임이 하이브에게 있다는 점이다. 즉, 주주간계약이 하이브의 해지 통지로 해지된 것인지는 하이브가 증명해야 하는 것”이라며 “하이브는 민희진 측이 하이브 주장에 대한 반박을 해야만 구체적인 입증 서면을 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이는 민사소송의 증명책임의 분배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민희진 측의 반박 여부와 무관하게 하이브는 입증 책임을 부담한다”고 덧붙였다.
하이브의 이번 소송과 별개로 민 전 대표는 2024년 11월 20일 법원에 풋옵션 행사에 따른 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송을 담당한 이번 재판부는 각 사건이 연계돼 있다는 점을 주목해 두 소송을 병합해 들여다보기로 했다. 다음 기일은 6월 12일에 열린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