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 박근혜 당선인. 이종현·박은숙 기자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버지 살해로 청와대를 떠난 지 33년 뒤에 박근혜 당선인이 (청와대) 복귀 권리를 따냈다”고 보도했다.
이어 FT는 많은 유권자들이 박 당선인과 권위주의 지도자였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거를 결부한다면서 박 전 대통령은 수십 년간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경제개혁을 위해 인권을 유린했다는 인물로 여전히 선명하게 기억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FT는 이제 관심은 박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강력한 기업 이익추구 억제, 중소기업 회생과 사회(복지)지출 확대 등에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 여부로 돌아섰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20일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면서 북한과 새로운 대화 노력이 시작되는 이정표라고 전했다.
AP는 한국이 이명박 현 대통령 하에서 5년 동안 북한과 높은 긴장관계를 유지해왔다면서 박 당선인은 광범위한 비난을 받고 있는 지난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관계 증진을 꾀하겠다고 공언해왔다고 보도했다.
이어 AP는 박 당선인을 '한국 권위주의 시대 군사 독재자의 딸'로 소개하면서도 19세기 이후 한국의 첫 여성 통치자라면서 특히 여성들이 최고 교육을 받았음에도 임금이 낮은 일자리에 묶이고, 직장 경력과 가사 부담을 져야하는 한국에서 박 당선인이 가장 강력한 자리에 올랐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ABC 뉴스도 이번 한국 대선 투표율이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선거라면서 젊은층은 좌파 성향의 문재인 후보를 선호했지만 노년층 유권자들은 안정을 강조하는 박 당선인의 보수 정당을 선호했다며 이번 선거가 세대간에 뚜렷이 호불호가 갈린 선거라고 전했다.
ABC는 '얼음공주'라는 박 당선인의 별명도 함께 소개하고, 비극적 가족사와 함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대선 승리의 변수가 됐다는 점도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독재자의 딸 한국 대선에서 승리하다'라는 제목을 뽑고, 한국 유권자들은 경제적 불평등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문재인 후보의 혁명적인 대응보다는 안정적이고 '어머니 같은(motherly)' 리더십을 선호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NYT는 현 이명박 정권 하에서 취업 기회 위축, 지속적인 정치적 추문, 북한과 긴장 고조 상태에서 기존질서에 대한 반감이 높아졌고 특히 젊은 유권자들의 반감이 컸다면서도 그러나 다수 유권자들은 내분에 휩싸여 있는 야당 민주통합당이 이 문제들에 대한 해결 방안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분석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