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에프앤비가 ‘배민온리’ 판매 협약을 맺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협약 내용은 배민이 교촌치킨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중개수수료를 낮춰주는 대신 쿠팡이츠에선 입점을 철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앱이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독점 혜택을 제공하면서 경쟁사 입점을 막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배민 단독 입점을 원치 않는 교촌치킨 가맹점주는 수수료 혜택을 받지 않고 두 플랫폼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교촌치킨 배달 주문 비중은 배민(37%), 쿠팡이츠(17%), 자체 앱(13%), 요기요(4%) 순이었다. 배민과 교촌치킨은 중개수수료율 등 구체적인 우대 조건은 밝히지 않고 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배민이 (협약 체결을) 먼저 제안해 현재 내부 검토 중”이라며 “(협약 추진에 대해) 가맹점주 90% 이상 동의를 받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배민 관계자는 “배달앱과 가맹점주들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협업하는 사안”이라며 “(단독 입점 브랜드를 늘릴지 등의) 향후 계획은 공개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배민이 동맹 구축을 통해 쿠팡이츠 견제에 나섰단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쿠팡이츠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1044만 명이다. 2024년 1월(553만 명) 대비 1년 3개월 만에 두 배 정도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민 MAU는 2245만 명에서 2175만 명으로 줄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부대 서비스 측면에서 배민은 쿠팡에 밀릴 수밖에 없어 대응책을 고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은 유료멤버십 회원들에게 무료배송 등 혜택과 쿠팡이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민과 쿠팡이츠 간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 쟁탈전이 펼쳐질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배달앱 입장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단독 입점시키면 안정적인 주문량을 확보할 수 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배달 시장 성장은 멈췄는데 무차별적으로 소비자 혜택을 늘리면서 출혈 경쟁을 이어가기는 어렵다. 브랜드를 단독으로 유치해 효율적인 전략을 구사하려는 시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달 플랫폼 기업 한 관계자는 “쿠팡이츠도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확보하기 위해 업체들에 (배민과) 비슷한 제안을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공식적인 대응 전략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배달앱 3위 요기요 측은 “다양한 제휴처를 발굴하는 등 (배달 플랫폼 사업) 본질에만 충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선 배달앱과 손을 잡고 프로모션을 강화하면 매출이 늘어날 여지는 있다. 점주 수익을 보전하는 선택권을 제공해 본사가 상생 이미지를 챙길 수도 있다.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팀장은 “점주들이 경영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본사의 역할”이라며 “교촌치킨은 상장사인 데다 점주 친화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 본사 입장에선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부분육 수급이 잘 안돼 점주 항의도 상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 플랫폼 시장 성장 저해할 수 있단 의견도
배달 플랫폼 간 프랜차이즈 브랜드 쟁탈전이 확대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교촌치킨은 자사 앱 회원이 1분기 기준 65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충성고객이 많은 브랜드다. 충성고객이 적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판매 채널이 축소되면 소비자들이 오히려 경쟁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김종백 팀장은 “배민 점유율이 50%를 넘는 상황인데 1위 앱에서 입점을 철회하는 방안은 점주들에게도 고민일 것”이라며 “매출이 줄어든다 싶으면 중개수수료를 낮춰줘도 참여를 원하지 않는 점주들도 많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배민에서) 비슷한 제안을 받지는 않았다”면서 “동맹에서 가장 이득이 되는 건 배달 플랫폼인 것 같다. 생각지 못했던 사례라 업계에서도 놀란 동시에 좀 더 지켜보자는 얘기가 많다”라고 말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아직 (배달 플랫폼 업체에서) 독점 제휴 제안을 받지는 않았다”며 “커피는 치킨과 비교하면 배달 비중이 상당히 작아 제휴 제안이 들어올지는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도 “(배민의) 제안은 없었다”며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배달보다는 방문 고객을 늘리고 싶어 한다. 때문에 배민과 교촌치킨이 맺은 내용과 비슷한 형태의 제휴가 이뤄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배달 플랫폼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동맹이 배달 플랫폼 시장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단 의견도 있다. 유통업계 다른 관계자는 “모든 시장은 경쟁이 활성화돼야 이해관계자들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혹여나 배민의 독점력이 강화되면 향후 고객 혜택이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