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에 의하면, 피해자 미야모토는 2018년 1월 4일 ‘숙식 제공 단기 아르바이트’를 위해 이바라키현에서 사이타마현으로 이동한 뒤 연락이 끊겼다. 가족이 실종 신고를 했지만, 수사는 별다른 성과 없이 장기화됐다.
멈췄던 시계바늘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올해 5월이다. 길을 가던 여성의 스마트폰을 훔친 혐의로 사이토 용의자가 체포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경찰이 사이토의 자택을 수색하던 중 유리장 안에서 두개골 세 개와 다리뼈 등을 발견한 것. DNA 감식 결과 두개골 중 하나는 실종자 미야모토의 유해로 확인됐다.
사이토는 조사에서 범행 대부분을 인정하며 충격적인 진술을 내놨다. 그는 “어릴 때부터 사람을 죽여보고 싶었다. 범행 동기는 단순한 살의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또한 “2017년 11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미야모토를 알게 됐으며, 2018년 1월 4일 자택으로 데려온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신을 해체한 후 일부를 유리장에 보관하고, 나머지는 쓰레기장에 버렸다”고 자백했다.
상식을 뛰어넘는 엽기적인 행각에 일본 사회가 술렁였다. 더욱이 사이토는 “무차별 살인을 위한 예행연습이었다”고 말해 파문을 키웠다. 경찰은 “사이토가 범행 전 시트지와 보냉제 등을 사전에 준비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웃 증언 “어릴 땐 얌전했던 아이”
사이토 용의자는 JR오미야역에서 2.5km 떨어진 맨션아파트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다만, 사이토는 가족조차 자신의 방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문에 걸쇠를 설치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부모는 “아들의 범행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했다고 한다.
같은 아파트 주민인 50대 여성은 “설마 이곳에서 사람 뼈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7년 전 시신 일부를 아파트 쓰레기장에 버렸다고 하는데, 위치상 눈에 띄고 관리도 철저한 곳이라 납득하기 어렵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사이토의 부모는 1993년에 아파트를 분양받았으며, 이듬해 사이토가 태어나 줄곧 같이 생활해왔다. 오랜 이웃은 사이토에 대해 “어릴 땐 얌전했고 마주치면 인사도 잘하던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최근 7~8년간은 거의 모습을 볼 수 없어 혹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된 건 아닐까 걱정했다”고 덧붙였다.

#기소 시 최장 15년 징역형 가능성
피해자 미야모토 가호의 가족은 “믿을 수 없다, 믿고 싶지 않은 기분”이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족은 언론을 통해 “가호는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는 착한 마음을 가진 아이였다. 우리에게 둘도 없는 딸이었다”고 애통함을 전했다.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사이토 용의자는 ‘피해자와 합의 하에 이뤄진 살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조사에서 사이토는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법적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을 찾았다. 그러면 수사망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사이토의 주장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가 미야모토에게 행동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가령 미야모토에게 “숙식 제공 아르바이트에 간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가족에게 남기도록 하거나, 이동 경로가 추적되지 않도록 휴대전화의 SIM 카드를 제거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압으로 피해자에게 죽음을 선택하게 만들었다면, 결코 동의살인으로 간주될 수 없다. 스즈키 변호사는 “사이토가 단순히 자신의 살인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타인의 생명을 이용했다면 그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2017년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트위터 연쇄살인마’ 시라이시 다카히로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시라이시는 SNS에 “죽고 싶다”는 글을 올린 여성 8명과 남성 1명을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자택 냉장고 등에 보관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9명을 살해하고도 재판 내내 반성하지 않았으며 “들키지만 않았다면 더 죽였을 것”이라 말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또한, 피해자들에게 “돕고 싶다” “함께 죽자”라는 메시지로 접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NHK에 따르면, 시라이시에 대한 사형이 지난 6월 27일 도쿄구치소에서 집행됐다고 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