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뒤에는 빛나는 조연들이 많다. 바로 ‘박근혜의 사람들’이다. 최근 들어 이들의 평가와 함께, 벌써부터 정권 출범 이후 이들의 역할에 대한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 중 박 당선인의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운 최측근 인사들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인물이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이다. 친박계 내부에서도 최측근으로 통하는 최 의원은 캠프 초기, 총괄본부장과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캠프 내 실질적인 조타수 역할을 했었다. 그런 그가 지난 10월 7일, 돌연 캠프 내 모든 직위를 내려놓으며 사퇴를 선언했다. 친박과 비박을 아우를 수 있는 캠프 선대위의 ‘통합형 인사’가 실시되면서 자연스레 친박 인사들의 기득권 포기와 2선 후퇴가 요구됐던 것.
어느 누구도 나서지 못한 상황에서 최 의원은 “당의 화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내가 그 책임을 안고 물러난다”는 말을 남긴 채, 홀연히 떠났다. 최 의원은 캠프 비서실장 사퇴 이후에도 안 보이는 곳에서 비박진영 인사 포섭에 매진하며 힘을 보탰던 것으로 전해진다.
1997년 YS 임기 말, 청와대 경제수석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최 의원과 박 당선인의 인연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다. 당시는 박 당선인이 탄핵역풍으로 풍전등화의 상황 속에서 대표직을 맡으며 동분서주하던 시점이었다. 당시 초선이었던 최 의원은 지역균형 발전과 관련한 당 안팎의 각종 정책 특위를 맡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박 당선인의 눈에 띈 최 의원은 2007년 대선 당내 후보 경선 당시 박 당선인의 캠프총괄본부장을 맡으며 친박 진영의 막강 실세로 등극한다.
주변에서는 최 의원이 친박 진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데에는 그가 갖고 있는 만만치 않은 ‘내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옛 경제기획원(행정고시 22회)에서 잔뼈가 굵은 최 의원은 당내에서 이한구 의원과 함께 박 당선인의 ‘경제 과외 선생’으로 불린다. 경제 분야에 있어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최 의원은 평소 박 당선인의 경제 정책 논의를 도맡다시피하고 있다. 최 의원은 그 실력을 인정받아 MB정부 시절 인수위 경제2분과위원과 지식경제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친이계 진영에서도 최 의원의 실력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상대진영인 MB 내각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상대진영 논리를 뛰어넘는 확고한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론은 물론 실무를 겸비한 최 의원 같은 인물은 양 진영 통틀어도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제통으로서 실력뿐 아니라 앞서 한 정치권 인사가 지적했듯, 최 의원은 일선 실무에서도 특출 난 인물이다. MB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을 역임했던 시절, 조직 내부에서는 그의 탁월한 실무 능력을 두고 “국가에서 큰 상을 줘도 시원치 않은 사람”이라는 칭찬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그는 지금까지 박 당선인의 인사 논의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훗날 논란이 있었지만 그는 지난 4·11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만만치 않은 입김을 과시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인수위 인선 과정에서도 그는 서울 모처에 집무실을 마련해 놓고 박 당선인의 지시를 받아 인선 일련의 과정을 총괄했다는 소문도 파다했다.
박 당선인의 정권 창출 이후 국정 운영과정에서도 최 의원은 박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를 경제수장은 물론 유력한 차기 청와대 대통령실장으로 꼽고 있다. 특히 그는 당 화합 차원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최 의원은 비박진영에서 호감도가 가장 높은 친박 인사다. 대선 기간 2선으로 후퇴하는 동안 비박인사 포섭에 나섰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권 창출 이후 양 진영의 교두보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