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석은 2016년 8월경 YG엔터 소속 아이돌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투약 혐의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제보자인 가수 연습생 한서희 씨를 불러 "진술 번복해라.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며 회유·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한 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비아이의 마약 투약 의혹을 진술했다가 번복했고, 이후 2019년 국민권익위원회에 "외압을 받아 진술을 바꿨다"고 제보했다.
1심은 검찰이 기소한 양현석의 보복협박 혐의에 대해 "피고인(양현석)이 한 씨에게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해악을 고지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불복해 항소한 검찰은 2심에서 면담강요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면담강요죄는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해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나 그 친족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면담을 강요하거나 위력을 행사할 경우에 해당한다.
항소심에서는 이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되, 보복협박은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양현석에 대해 "실질적 대표라는 점을 이용해 소속 연예인의 범행의 진술 번복을 요구해 실제로 번복이 이뤄졌고, 수사기관에서의 자유로운 진술을 제약했을 뿐 아니라 형사사법 기능의 중대한 사회적 법익이 상당기간 침해돼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판결 직후 양현석은 공식입장을 통해 "처음 기소됐던 '보복협박죄'에 대해서는 1심과 2심 모두 무죄 선고로 확정됐지만 2심 진행 과정에서 검찰 측이 '면담강요죄'라는 생소한 죄명으로 공소사실을 변경하는 바람에 5년 8개월에 걸친 긴 법적 논쟁 끝에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게 됐다"며 "아쉬운 마음이지만 겸허히 받아들인다. 앞으로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본연의 업무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죄 확정 뒤에도 양현석이 YG엔터 총괄 프로듀서로서 활동을 지속한다는 데 우려를 표하는 K-팝 팬들의 목소리도 높다. 앞서 2023년 1월 베이비몬스터를 소개하며 양현석이 전면에 나섰을 때 "신인에게 논란이 많은 수장을 묻혀서 좋을 게 없다"는 비판이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았던 것처럼, 이번 유죄 확정 소식이 전해진 뒤 "본연의 업무에 매진하지 마라" "방시혁과 마찬가지로 소속 아티스트들과 연관될 때마다 아티스트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만 쌓인다"는 불만이 각종 커뮤니티에서 터져나왔다.
다만 YG엔터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국내보단 해외 시장을 향하고 있는 만큼, 수장의 사법 리스크가 일단락난 현재로써는 이번 법원의 결정이 YG엔터의 운영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월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배우 매니지먼트 부문을 정리하고 가수 매니지먼트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YG엔터는 이미 해외 시장에 압도적인 팬덤을 구축한 블랙핑크에 대한 지원과 함께 후발 주자이자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베이비몬스터의 성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핑크는 현재 16개 도시에서 31회에 걸친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며, 베이비몬스터 역시 데뷔 첫 월드투어 '2025 BABYMONSTER 1st WORLD TOUR'로 글로벌 팬들을 만나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