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9일 문희상 의원(67·경기 의정부시)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합의 추대하면서 본격적인 당 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문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만장일치로 합의 추대했다.
대선 패배 이후 극심한 내홍과 후유증을 겪고 있는 민주당이 당내 최다선(5선) 관록과 친화력이 강점인 문 의원을 구원투수로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문희상 의원. 일요신문DB |
위기에 처한 민주당호를 이끌게 될 문 위원장은 대선 패배에 따른 후유증을 조기에 수습하고, 민주당의 쇄신과 변화를 주도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 또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진행될 총리·장관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진두지휘해야 한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차기 전당대회를 엄정히 관리해야 하는 것도 문 위원장의 몫이다.
'관리형' 이미지가 강한 문 위원장이 당내 계파 갈등 등 산적한 암초를 극복하고 '위기의 민주호'를 정상괘도에 올려 놓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문 위원장과 민주당을 겨냥해 '자기혁신'에 노력을 기울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문 위원장을 중심으로 과감한 자기혁신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며 “책임 있는 제1 야당으로서 여당을 견제하면서도 대화할 것은 대화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하는 등 상생의 정치를 통해 국민의 박수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충고했다.
진보진영은 문 위원장을 향해 전국 각지 노동자들의 고공농성 등 노동계 현안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진보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문희상 위원장은 당내 문제 해결이란 중요한 과제가 있으시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급한 노동현안 해결과 민생회복임을 주지하시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통합진보당 민병렬 대변인도 “박근혜 당선인 인수위가 간판을 달자마자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철탑농성장 강제철거를 시도하고 있다”며 “벼랑 끝에서 살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의 손을 굳건히 잡는데 민주당이 함께 나서주시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문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하마평에도 오르지 않을 정도로 그동안 조용한 정치행보를 걸어왔다. 비대위원장에 추대된 문 위원장이 “자다가 홍두깨 맞은 격”이라며 당혹감을 보였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문 위원장은 “일단 (비대위원장을) 받겠다. 최단 시간 내에 전당대회를 열겠다”며 구원투수로서의 막중한 책무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