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이 입수한 ‘18대 국회 해외외교활동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9대 총선이 끝나고 임기가 끝나는 5월 말까지 두 달 동안 외교활동 명목으로 총 14팀, 전·현직 의원 43명이 해외출장을 떠났다. 임기를 한 달여 남겨두고 사실상 다음 국회의원까지 선출된 상황에서 외교활동이 꼭 필요한 일이었는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19대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거나 낙선한 의원들이다.
이들 중에는 이번 예결위 ‘9인방’도 포함돼 있었다. 아프리카로 떠났던 새누리당 김학용·김성태 의원은 지난해 5월 총선이 끝난 뒤 다른 새누리당 의원 2명과 함께 3일간 중국으로 외교활동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목적은 ‘중국 고속철도 운영 및 기술현황 시찰’ 및 ‘현지 진출기업 애로사항 청취 및 교민 격려’였다. 해외출장 당시 김성태 의원은 국토해양위원회 소속이었지만, 김학용 의원은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이었다. 이들은 이번 예결위 외유 파문에도 논란의 중심이 섰던 장본인들인데 지난해 총선이 끝난 뒤 사실상 국회 활동이 끝난 시점에서 ‘외교활동’을 한 것이기에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해외출장과 관련해 김성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며 “현재 쌍용차 문제 등과 관련해 애를 쓰고 있다”는 다소 엉뚱한 답변을 했다.
김학용 의원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내가 의원실에 없어서 잘 모르겠다”라며 “귀국 후 의원님 일정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아마 지역구 일정을 소화하고 계실 것”이라고 밝혔다.
‘18대 국회 해외외교활동 현황’ 문건을 살펴보면 상임위 위원끼리 떠난 경우는 절반도 되지 않았고 같은 달에 2번이나 해외 순방을 떠난 의원도 있었다.
19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던 새누리당 한 전직 의원은 5월 1일부터 6일까지 오스트리아를 단독 방문한 데 이어 이틀 뒤인 8일 ‘제13차 한미일 의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해외출장 목적도 ‘여성·아동복지정책분야에서 앞선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북유럽 3개국 시찰’ ‘원자력 관련 국제정세 파악’ ‘중유럽 국가와의 방위산업 물자 수출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 ‘재외국민선거 관련 문제점 등 현황 청취’ ‘북미지역 농림·축산 현장 방문을 통한 실태파악’ 등 가지각색이었다.
대부분 방문 일정에 꼭 빠지지 않고 첨가된 것이 있다면 현지 진출기업 및 현지교민 혹은 공관관계자 격려 일정이었다. 국회사무처 한 관계자는 “세금이 쓰이는 일인데 국회의원이 아무런 목적 없이 해외출장에 나서는 경우는 별로 없다”라면서도 “해외에서 기업을 방문하거나 교민들을 만날 때 대개 후한 대접을 받기 때문에 그런 일정을 사이사이 끼워 넣는 경우가 많다”라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