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 최대석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의 갑작스런 사퇴를 두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최 원장은 13일 인수위원직에서 물러났다.
▲ 박근혜 당선인과 최대석 원장. |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최 위원이 12일 일신상의 이유로 인수위원직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윤 대변인은 구체적인 사퇴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일신상의 이유이기 때문에 더 이상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 “(사의 배경은) 원칙에 따라서 나중에 정해지면 알리겠다”고 말했다.
대북 전문가이기도 한 최 원장이 16일 통일부 업무보고를 앞두고 갑자기 사퇴한 것이라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산과 관련한 개인 비리설을 비롯해 과거사 문제, 대북 노선 갈등설, 해임설 등 무성한 뒷말이 나돌고 있지만 정확한 내막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 원장은 사의 표명 이후 휴대전화를 꺼놓고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인 최 원장은 최재구 전 공화당 의원의 아들로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서 통일정책 자문역을 맡았다. 이 때문에 박 당선인의 대북관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경색된 남북관계 복원 등 차기정부 대북정책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적격자로 지목돼 왔다.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을 구체화시킨 것도 최 위원이었다. 최 원장은 박근혜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으로도 거론됐었다.
일각에서는 최 위원의 개인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불거지고 있다. GS그룹 허씨 일가의 사위인 최 원장은 상당한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과 관련된 과거사 흠집이 드러나면서 외부에서 문제를 제기했다는 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통일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자 이를 견제하려는 세력들의 ‘음해성 흠집잡기’가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가에서 최근 최 위원 아들이 이중국적 상태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설이 고개를 든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 때문에 최 위원이 자칫 박 당선인에게 누를 끼치지 않으려고 사의를 표명했다는 해석도 있다.
최 위원이 사의를 표명한 지난 12일까지도 대학 교수와 통일부 전직 고위 간부 등과 만나 남북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는 등 의욕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져 이번 사의 표명이 갑작스레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피치 못할 사정에 따라 사실상의 해임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