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도 ‘비만’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고도 비만’ 비율은 12년 동안 무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비만’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그대로 방치할 경우 당뇨나 뇌졸중 등 성인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살이 찌는 원인은 쉽게 말해서 섭취하는 칼로리량에 비해 소모하는 칼로리량이 적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칼로리 소모를 늘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뭘까. 바로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소식을 할수록 장수한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적게 먹는 것’이 꼭 건강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은 지난 몇 년 전부터 서서히 깨지기 시작했다. 반드시 적게 먹어야 살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소식=장수’라는 등식도 지난해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를 통해 그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됐다. 그렇다면 많이 먹으면서도 살이 찌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와 관련, 최근 미국의 <데일리비스트>는 그동안의 임상 연구 및 여러 다양한 식이요법을 토대로 선정한 가장 이상적인 다이어트 방법 열네 가지를 소개했다. 무조건 체중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심혈관계 건강에도 좋은지, 당뇨 관리에도 효과적인지를 따져 순위를 매겼다. 이제 굶는 다이어트는 고루한 얘기가 됐다. 많이 먹으면서 살을 빼고, 동시에 건강에도 좋은 다이어트 방법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채식 다이어트를 하려면 먹는 것에만 그치지 말고 가죽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채식주의 생활을 적용하라고 <데일리비스트>는 조언한다. 일요신문 DB |
1. 부피 다이어트
- 방법: 수분이 많은 음식을 먹는다.
- 심장에 좋은가: Yes
- 당뇨 관리에 좋은가: Yes
영양학자인 바바라 J. 롤스가 고안한 다이어트 방법이다. 키포인트는 수분이 많은 음식을 먹음으로써 포만감을 빨리 느끼도록 하는 데 있다. 단, 칼로리는 낮아야 한다. 칼로리는 낮으면서도 포만감을 주는 수분이 많은 음식으로는 수프나 탄수화물 함량이 적은 채소가 있다. 가령 고구마, 토마토, 두부, 바나나 등이 좋다. 반면 칼로리가 높은 감자칩이나 쿠키 등은 멀리 한다.
2. 체중 감시 다이어트
- 방법: 섭취하는 모든 칼로리를 꼼꼼히 따지면서 일주일마다 전문가와 상담을 한다.
- 심장에 좋은가: Yes
- 당뇨 관리에 좋은가: 불확실
미국의 유명 다이어트 전문 회사인 ‘웨이트 와처(Weight Watcher)’가 개발한 방법이다. 미국인들이 2011년 ‘웨이트 와처’ 관련 서비스와 제품에 지불한 돈만 50억 달러(약 5조 2000억 원)를 넘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몸무게뿐만 아니라 체지방과 근육량을 꼼꼼히 체크하고, 개인에 따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섬유질을 알맞게 조절해서 섭취하도록 한다. 대체로 지방은 전체 섭취 칼로리량의 30% 이하로 줄이고, 단백질은 20%로 제한하도록 권장한다.
▲ 제니 크레이그사의 엄격한 운동과 식단 관리로 무려 32㎏을 감량한 머라이어 캐리. |
- 방법: 패키지 식단에 따라 먹고 일주일 간격으로 전문가와 상담을 한다.
- 심장에 좋은가: 불확실
- 당뇨 관리에 좋은가: 불확실
‘제니 크레이그’는 제니와 시드 크레이그가 1983년 호주 멜버른에서 창업한 다이어트 회사다. 이 회사에서 개발한 체중감량 프로그램은 할리우드 스타 사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도 단기간에 살을 많이 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 가령 얼마 전 쌍둥이 출산 후 폭풍 감량에 성공한 머라이어 캐리가 대표적인 예다. ‘제니 크레이그’사의 엄격한 운동과 식단 관리로 무려 32㎏을 감량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제니 크레이그’사가 개발한 식단에 따라 섭취하며, 일대일 프로그램으로 철저한 관리를 받는다. 현재 전 세계 700개 센터가 있다.
4. 채식 다이어트
- 방법: 육류 및 유제품을 일절 먹지 않는다.
- 심장에 좋은가: Yes
- 당뇨 관리에 좋은가: Yes
채식 다이어트를 할 때는 고기나 생선뿐 아니라 유제품, 계란, 심지어 꿀도 먹지 않는다. 또한 먹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도 채식주의 생활을 적용한다. 이를테면 가죽제품을 사용하지 않거나 실크, 양모 제품도 금지한다. 또한 동물성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이나 세척제도 사용하지 않는다. 2007년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지방 채식 다이어트는 일반적인 저지방, 저콜레스테롤 다이어트보다 체중 감량에 훨씬 효과적이다. 1년 동안 채식 다이어트를 한 사람들의 체중은 평균 약 4.9㎏ 감량했던 반면, 저콜레스테롤 다이어트를 한 사람들은 평균 1.8㎏ 감량했다.
5. 저지방 다이어트
- 방법: 무지방 또는 저지방 음식을 많이 먹는다.
- 심장에 좋은가: 매우 좋음
- 당뇨 관리에 좋은가: 불확실
특히 심장질환 및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전체 칼로리 섭취량 중 지방은 30%로 제한하고, 포화지방은 10%, 콜레스테롤은 300㎎으로 제한한다. 미심장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여성들에게는 매일 1500칼로리만, 그리고 남성들에게는 1800칼로리만 제한적으로 섭취하게 한 결과 단기간에 체중 감량이 이뤄졌다.
6. 슬림 패스트(Slim Fast) 다이어트
- 방법: 식사 대신 셰이크나 스낵바를 먹는다.
- 심장에 좋은가: 불확실
- 당뇨 관리에 좋은가: Yes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셰이크나 건강바를 먹는 방법이다. 뭘 먹어야 하나, 칼로리 섭취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지 않고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을 고려해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영양 섭취도 골고루 이뤄진다. 미국의 경우 ‘매트리컬’ 브랜드의 저칼로리 대용식품이 등장한 60년대부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그 후 여러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이 등장했으며, 현재 ‘슬림 패스트’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7. 앳킨스 다이어트(저탄수화물 다이어트)
- 방법: 탄수화물 섭취량을 엄격히 제한한다.
- 심장에 좋은가: No
- 당뇨 관리에 좋은가: 불확실
로버트 앳킨스 박사가 개발한 획기적인 다이어트 방법으로 우리나라에도 일명 ‘황제 다이어트’라고 소개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키포인트. 대신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은 마음껏 먹어도 된다. 즉 고기, 계란, 치즈를 실컷 먹어도 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한다는 부담감이 덜 느껴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탄수화물은 적게, 지방은 많이’ 먹는 이런 다이어트에 대한 부작용도 심심치 않게 보고되고 있다. 저탄수화물 식단은 고지방 섭취를 촉진하게 되고, 이는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 뇌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확률을 높이게 된다. 만일 ‘황제 다이어트’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육류 섭취 증가는 심장병, 뇌졸중, 당뇨 발병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8. 대시(DASH) 다이어트
- 방법: 과일, 채소, 정제하지 않은 전곡을 먹는다.
- 심장에 좋은가: Yes
- 당뇨 관리에 좋은가: Yes
미 국립보건원 산하 심폐혈관 연구소가 개발한 대시(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다이어트는 원래는 고혈압 환자를 위해서 고안한 방법이다. 때문에 체중 감량은 대시 다이어트로 얻는 수많은 긍정적인 효과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방법은 가장 널리 알려진 다이어트 방법과 다를 바 없다. 과일, 채소, 콩류, 저지방 유제품, 전 곡류를 많이 먹고, 붉은 고기와 가공식품은 적게 먹는다. 또한 포화지방, 설탕, 소금이 든 음식은 제한하고, 술은 마시지 않는다. 이렇게 먹을 경우 특히 혈압과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심혈관계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 예방에 특히 좋다.
9. 지중해 다이어트
- 방법: 과일, 채소, 견과류, 올리브유를 많이 먹고, 붉은 고기는 적게 먹는다.
- 심장에 좋은가: Yes
- 당뇨 관리에 좋은가: Yes
지중해 연안에서 많이 재배되는 식재료를 이용한 다이어트 방법이다. 올리브유, 토마토, 생선, 견과류, 채소, 과일 등을 많이 먹고, 붉은 고기는 적게 먹는다. 지방에서 얻는 칼로리는 35%로 제한하되, 주로 올리브유나 견과류에서 얻는다. 지중해 다이어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건 2006년 베스트셀러였던 <소노마 다이어트> 덕분이었다.
10. 런(LEARN) 다이어트
- 방법: 운동과 음식과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저지방 음식을 먹는다.
- 심장에 좋은가: 매우 좋음
- 당뇨 관리에 좋은가: Yes
런(LEARN) 다이어트는 Lifestyle(생활방식), Exercise(운동), Attitudes(태도), Relationships(관계), Nutrition(영양)의 약자로 예일대학교의 심리학자인 켈리 브라우넬 박사가 고안한 방법이다. 체중 관리를 지침으로 정리한 ‘런 프로그램’은 운동을 하면서 탄수화물은 많이, 지방은 적게 먹는 방법이다. 가령 칼로리 섭취는 탄수화물에서 55~60%, 포화지방에서는 10% 미만으로 얻는다.
무엇보다도 런 다이어트는 저지방 식단에 운동과 행동요법을 접목시킨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테면 먼저 살을 빼는 데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고 의지가 있는지 스스로 파악하도록 하고, 현재의 건강상태와 자신의 식습관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또한 반드시 먹도록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행동 요령을 가르쳐주거나, 집에서 먹는 것을 참는 방법,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생활태도 등도 알려준다.
11. 오니쉬 다이어트
- 방법: 섬유질은 풍부하게, 지방은 적게, 고기와 생선, 술은 멀리 한다.
- 심장에 좋은가: 매우 좋음
- 당뇨 관리에 좋은가: Yes
관상동맥 질환을 음식, 운동, 명상으로 치유하는 방법을 개발해서 유명해진 딘 오니쉬 박사가 개발한 다이어트 방법이다. 같은 방법을 체중 감량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무엇보다도 저지방 식단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과일, 채소, 콩류를 집중적으로 먹고, 지방에서는 전체 섭취 칼로리의 10%만 얻는다. 고기, 기름, 견과류, 술은 엄격히 금지한다.
12. 존(Zone) 다이어트
- 방법: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간의 균형을 이루면서 음식 섭취량을 철저히 지킨다.
- 심장에 좋은가: 불확실
- 당뇨 관리에 좋은가: No
‘존 다이어트’란 배리 시어스 박사가 개발한 다이어트 방법으로, 체지방을 측정한 다음 그 결과에 따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른 영양소 섭취 기준은 4대 3대 3이다. 다시 말해서 탄수화물은 전체 섭취량의 40%, 단백질은 30%, 지방은 30%가 되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13. 혈당지수(GI) 다이어트
- 방법: 혈당 수치가 올라가지 않는 음식만 먹는다.
- 심장에 좋은가: No
- 당뇨 관리에 좋은가: 불확실
혈당지수 다이어트는 GI 지수가 높은 음식들, 즉 고혈당 지수 음식들을 먹지 않는 것을 말한다. GI 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체내에 인슐린이 과다 분비돼 혈당이 급격히 높아지고, 이로 인해 당뇨, 비만 등 각종 성인병이 유발된다. 또한 GI 지수가 높은 음식들은 체내에 대부분 지방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살이 찌는 지름길이 된다.
GI 지수가 높은 음식들로는 식빵(91), 떡(85), 감자(90), 옥수수(85) 등이 있으며, 낮은 음식들로는 두부(42), 견과류(18~58), 오이(23), 브로콜리(25) 등이 있다. 과일 중에는 파인애플(65)이 높은 편에 속하며, 유자(28), 딸기(29), 배(32) 등이 낮다.
14. 구석기 다이어트
- 방법: 동굴 속에 살던 구석기 시대 원시인처럼 육류, 채소, 과일, 뿌리만 집중적으로 먹는다.
- 심장에 좋은가: No
- 당뇨 관리에 좋은가: No
다른 이름으로 ‘원시인 다이어트’라고 불리며, 이름 그대로 동굴 속에 살던 구석기 시대 원시인처럼 먹는 것을 말한다. 농경이 시작되기 전 원시인들은 수렵과 채집 생활, 즉 동물을 사냥하거나 열매를 따서 먹었다. 이처럼 밀가루, 설탕, 기타 식품 첨가제가 들어간 가공식품 섭취량을 줄이고, 가공하지 않은 자연식품인 고기, 생선, 채소, 과일, 견과류 위주로 먹는다. 이렇게 할 경우 자연히 고단백 저혈당 음식들만 섭취하게 된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서서 일하면 뱃살 ‘쏘옥’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주된 특징 가운데 하나는 거의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은 뱃살뿐이다. 이처럼 배만 볼록해지는 직장인들을 위해 최근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라”고 권고했다. 앉아서 일을 하는 대신 서서 일을 하라는 것이다.
체스터대학의 존 버클리 박사가 최근 주장한 바에 따르면 매일 최대 세 시간씩만 서있어도 1년에 3.6㎏의 지방이 연소된다. 게다가 이렇게 서서 일할 경우에는 살만 빠지는 것이 아니라 혈액순환도 촉진되기 때문에 건강에 더없이 좋다. 만일 서서 일하는 것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책상의 높이를 올리기만 해도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된다. 가령 서서 글을 쓰는 것으로 유명했던 어네스트 헤밍웨이는 가슴 높이까지 오는 책상에서 작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버클리 박사는 “세 시간 동안 서있으면 144㎉정도가 소모된다”면서 “사람들은 보통 직장에서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고, 일을 마친 후에는 자동차 운전석에 앉은 채 퇴근하고, 또 집에 가서도 TV 앞에 앉아 있곤 한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앉아있는 시간이 많을 경우 신진대사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와 비슷한 연구 결과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해 호주에서는 오래 앉아 있을 경우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아무리 신체적으로 건강하다고 해도 매일 열한 시간 이상 앉아있는 성인의 경우, 하루에 네 시간만 앉아있는 성인에 비해 3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40% 증가했다. 이에 버클리 박사는 “사무실에서의 작은 습관만 바꿔도 건강이 좋아진다”면서 “당장이라도 서있는 시간을 늘려라”고 충고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