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고현 도요오카시의 한 관광호텔에서 ‘숙식 제공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여성(66)은 이렇게 말했다. 오키나와현 출신인 그는 일과 가정을 병행하며 초등학교 교원으로 정년을 마쳤다. ‘가 본 적 없는 장소에서 살아 보고 싶다’는 오랜 바람을 이루기 위해 석 달 전 홀로 효고현으로 왔다고 한다. 가족들도 “앞으로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도 된다”며 그의 선택을 응원해줬다.
여성의 주된 업무는 조리장에서 식기를 정리하거나 음식을 그릇에 담는 일이다. 근무시간은 오전 6~10시, 오후 2시 30분~6시 30분으로 하루 총 8시간이며 시급은 1200엔(약 1만 1000원)이다. 구관 객실이 아르바이트 종업원의 기숙사로 활용되고, 호텔 대욕장도 이용할 수 있다. 식사는 호텔 식당에서 제공되며 수도·광열비 부담도 없다. 교대근무제로 한 달에 8~10일가량 휴일이 주어진다.

리조트 아르바이트는 온천지나 관광지에서 일정 기간 종업원 기숙사 등에 머물며 근무하는 형태다. 리조트 아르바이트에 특화한 인재파견회사 ‘다이브(도쿄)’에 따르면, 2024년 6월부터 1년간 파견된 50세 이상 인원은 809명으로, 3년 전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다이브 측은 “시니어의 존재감이 눈에 띄게 커졌고, 맡는 업무 역시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관광지의 심각한 인력난을 꼽는다. 일본 시장조사 전문기관 데이코쿠데이터뱅크가 2025년 4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료칸(일본 전통여관)·호텔의 52%가 “비정규직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특히 지방의 소규모 관광지일수록 인력난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관광업계는 60세 이상의 시니어 인력을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하는 분위기다.

비교적 부담 없이 ‘다거점 거주’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일본 중장년층이 리조트 아르바이트에 주목하는 이유다. 퍼솔종합연구소의 나카마타 료타 연구원은 “도시와 지방을 오가는 복수 거점 생활은 수입과 주거 확보, 인간관계 형성이라는 높은 장벽이 따른다”며 “숙식을 제공하는 리조트 아르바이트는 수입과 주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고, 직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도 만들 수 있어 앞으로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광업계의 일손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장년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가나가와현의 한 료칸은 이러한 흐름에 대응해 직장 환경 개선에 나섰다. 대표적인 변화는 근무 시프트다. 개인의 희망에 맞춰 일하기 쉬운 시간대로 조정해 무리 없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 아침형 생활 리듬을 가진 고령자가 많아서인지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근무하는 레스토랑 시프트에는 60대 이상이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또한, 우수한 중장년 인력이 장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투숙객 설문에서 ‘접객이 훌륭했다’는 평가를 받으면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는 식이다. 항상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종업원은 나고시 가즈히사 씨(75)로, 레스토랑과 바 등에서 60년에 가까운 접객 경력을 쌓아 왔다.

시마네현립대학의 다나카 데루미 교수는 “그동안 지방창생 정책은 이주자를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며 “그러나 일본 전체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이는 지역 간 인재 쟁탈전으로 이어져 오히려 지역을 피폐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재를 공유하는 개념인 ‘관계 인구 확대’가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지방 사업자와 숙박 제공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이들을 연결해주는 플랫폼도 등장했다. 매칭 서비스 ‘오테츠타비’는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지방 사업자들이 숙박을 포함한 단기 아르바이트를 모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농산물 수확과 출하, 호텔 프런트와 객실 청소 등 업무 내용은 다양하다. 연령 제한이 없고 경험이나 자격을 요구하지 않는 일도 많아 등록자는 약 8만 600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50세 이상 참가자는 약 30%로, 최근 4년 사이 3배 이상 늘었다.
지자체의 지원도 뒤따르고 있다. 시가현은 2025년 7월부터 이 매칭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업자에게 이용료를 보조하는 제도를 시작했다.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업체가 도시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동시에, 지역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인구를 늘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생 100세 시대, 삶의 후반부를 지방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선택이 일본에서는 또 하나의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