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지분율이 가장 눈에 띄는 계열사는 삼성SDS다. 이 부회장이 4.5%를 보유하고 있으며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인주 사장도 2.2%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 지분율은 삼성전자(21.3%) 삼성물산(17.9%) 이재용 전무(9.1%) 삼성전기(8.3%) 그리고 이 회장 딸들 이부진-이서현 자매(각각 4.6%)에 이어 높은 수치다. 총수일가에 버금갈 정도인 셈이다.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0.47%도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삼성그룹 순환지배구조의 핵심을 이루는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 회장 여동생 이명희 회장의 신세계(13.57%)다. 2대 주주인 삼성에버랜드(13.34%)와 더불어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배력을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만약 신세계가 삼성과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이 연출될 경우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이지만 이 부회장 지분은 이건희 회장에게 절실한 우군이 될 것이다. 삼성생명 상장 이후 금융지주사법에 따라 에버랜드의 삼성생명 지분 매각이 불가피해질 경우 역시 이 부회장 지분은 삼성에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 0.01%는 미미해 보이지만 이건희 회장 지분율이 1.86%, 우호지분이 15.84%에 불과한 점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금산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26% 중 5% 초과분인 2.26%를 처분하게 되면 이 회장 우호지분은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삼성전자 지분구조에서 이건희 회장에게 0.01% 지분율 확보가 절실해질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 부회장은 삼성네트웍스(0.6%) 삼성종합화학(0.03%) 대주주 명부에도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임원들이 현직에서 물러날 경우 지분을 처분해 대주주 명부에서 이름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다.
천우진 기자 wjc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