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변호사는 먼저 민 전 대표가 2024년 8월 어도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전후 상황을 짚었다. 당시 민 전 대표는 하이브와의 합의를 통해 어도어 복귀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었으며, 뉴진스를 데리고 독립하려는 계획이나 투자 유치 시도는 전혀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뉴진스 멤버의 큰아버지 이 아무개 씨가 합의 과정에 도움을 주겠다며 접근했고 여기에 외부 인사들이 끼어들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2024년 7월 26일 해당 멤버의 부친은 "형이 네트워크가 넓어 하이브와의 합의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큰아버지 이 씨의 연락처를 민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 민 전 대표는 어도어 정상화를 전제로 한 합의를 기대하고 있었고, 이를 위한 소통 창구가 필요한 입장이어서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도 설명했다. 당시 이 씨가 신영재 빅히트 뮤직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처럼 말해 '어도어를 내버려 두면 (주주간계약상) 풋옵션 권리고 뭐고 너희 다 줄 수 있으니까, 돈도 필요 없으니 그냥 놔둬라'는 합의안을 전달해 달라고 요청한 텔레그램 메시지를 증거로 공개하기도 했다.
7~8월 별다른 합의 진전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던 중, 같은해 9월 19일 이 씨가 민 전 대표에게 박정규 다보링크 회장을 '도와주는 인물'로 소개했다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민 전 대표는 이 시점까지도 다보링크가 어떤 회사인지 알지 못했다"며 "오히려 같은달 28일 이재상 당시 하이브 신임대표가 먼저 다보링크와 테라사이언스(박정규 회장이 소유한 또 다른 회사)를 언급하며 '만나지 말라'고 경고했고, 민 전 대표는 '투자 관심도 없고 하이브가 날 죽이려고 하는데 내가 미쳤다고 다른 회사를 만나냐'고 답했다"고 부연했다.

멤버 큰아버지 이 씨와 박정규 회장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 민 전 대표는 10월 2일 지인을 통해 다보링크가 과거 테마주를 활용한 주가 부양 이슈에 연루됐었다는 의혹을 알게 됐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10월 말부터 다보링크에 '뉴진스 테마주' 소문이 돌며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자 민 전 대표는 직접 이 씨에게 "왜 이런 소문이 도느냐, 내가 모르게 무슨 일을 꾸민 것이냐"고 물었다.
이날 공개된 이 씨와 민 전 대표 간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이 씨는 의심을 불쾌해 하면서도 "그런 일 없다는데 왜 소문으로 얘기하냐. 또 본인(민 전 대표)이 승낙 안 한 건데 가능하겠냐"며 "애초에 어도어 나오길 내가 건의했고, 뉴진스 아이들 데리고 나오려고 상의했는데 민 대표가 거절, 그걸로 끝난 거 아니냐"고 실제 뉴진스 멤버들의 '이탈'을 먼저 언급한 내용이 담겼다.
그럼에도 소문이 계속되자 민 전 대표는 11월 5일 다보링크와 관계가 없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고, 이 직후 다보링크 주가가 급락하는 동시에 예정돼 있었던 큰아버지 이 씨의 다보링크 사내이사 선임도 취소됐다는 게 민 전 대표 측의 주장이다. 김 변호사는 이 점에 대해 "다보링크를 뉴진스-민희진 테마주로 만들려고 했으나 민 전 대표의 거절과 차단으로 실패하자 박 회장이 활용도가 사라진 이 씨를 다보링크 사내이사에서 제외했다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배경에 대해 어도어와 하이브 측이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도 민희진에게 '탬퍼링' 멍에를 씌웠다고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어도어와 하이브는 해당 세력의 시세 조종 시도를 알고도 뉴진스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대신 오히려 멤버 가족에게 '민희진 탬퍼링' 증언을 요구해 민 전 대표와의 분쟁에 이 같은 뉴진스 탬퍼링 의혹을 이용하려 했다"며 "당초 민 전 대표가 탬퍼링 관련 허위 보도에 적극 대응하지 않고 이제야 진실을 밝히게 된 것은 뉴진스 멤버들과 그 가족들을 지키기 위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 전 대표는 당시 멤버 가족 한 명이 특정 기업인과 결탁해 뉴진스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주가부양과 특정 기업 매각에 이용하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뉴진스 멤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멤버들간 갈등과 분열을 우려했다"며 늦은 기자회견을 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하이브와 어도어 경영진, 대주주에 대해서도 답변을 촉구했다. 민 전 대표 측의 질문은 △민 전 대표가 다보링크, 테라사이언스, 박정규 회장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한 2024년 9월 29일 이전에 멤버 큰아버지 이 씨와 박정규 회장이 민 전 대표와 접촉할 것이란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특정 기업인과 결탁해 민 전 대표와 뉴진스 멤버들을 주가부양과 회사 매각에 악용하려 했던 멤버 가족이 어째서 차후 '하이브 대표 이재상 믿으면 안된다. 나처럼 말도 안 되게 당하게 될 텐데'라는 발언을 하게 됐는지 △왜 뉴진스 멤버의 가족에게 민 전 대표와의 소송에서 '민희진 탬퍼링 증언을 해달라'고 요구했는지 등이다.
이와 함께 이번 사안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을 포함한 수사 촉구 입장도 밝혔다. 김 변호사는 "K-팝 내부의 자율성 문제를 자본시장 교란세력이 이용하려 했고, 이에 언론이 이용 당했거나 함께 이용했고, 하이브 경영진과 대주주는 자신의 소송에 유리하게 이용하려 한 것이 아닌가 라는 합리적 의심을 품지 않을 수가 없다"며 "주식시장 교란 과정과 그 배후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 전 대표는 2025년 12월 어도어로부터 뉴진스 전 멤버 다니엘과 함께 430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당한 상태다. 어도어 측은 민 전 대표와 다니엘의 모친에게 뉴진스 이탈과 복귀 지연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 '뉴진스 이탈' 책임이 민 전 대표의 탬퍼링 의혹과 연결돼 있는 만큼 이번 기자회견이 앞으로의 소송 방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