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부터 테헤란로 금연거리에서 흡연을 할 경우 최대 1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특히 이번 단속은 강화된 전자담배 규제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24일부터는 담배사업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기존에 ‘담배’로 분류되지 않던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도 단속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24일부터 테헤란로 동측과 서측 금연거리에서는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 액상형 전자담배 등 모든 담배가 금지된다.
계도기간을 거쳤다고는 하나 흡연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30대 직장인 흡연자는 “좋은 취지인 것은 알겠으나 흡연부스 등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연거리를 확대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면서 “이전부터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대로변에서 흡연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인근의 좁은 골목으로 더욱 (흡연자가) 몰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흡연자들의 불만과 관련,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금연거리 지정과 함께 흡연부스 등 필요한 시설도 병행해 서로 배려하는 건강한 거리 질서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구는 지난 1월 금연거리 내 DB금융센터(동측) 앞과 삼원타워(서측) 앞에 각각 ‘분리형 흡연부스’를 설치했다. 분리형 흡연부스는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나눠 일반담배 부스는 밀폐형, 전자담배 부스는 반개방형으로 설계했다. 단, 두 흡연부스의 운영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어린이집이나 초·중·고등학교, 의료기관 등 주변을 예외 없이 금연구역으로 정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각 지자체장은 조례를 통해 버스정류장 인근, 도시공원 인근, 특정 거리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국민건강증진법상 법정 금연구역에선 일괄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되며, 지자체 조례상 금연구역은 과태료를 5만~10만 원 사이로 정할 수 있다.
테헤란로를 분기점으로 각 지자체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지자체 입장에선 민원이 들어오면 처리를 해야 한다”면서 “이에 따라 앞으로도 지자체의 금연거리 지정이 늘어날 것이며 그러한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속 시스템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이성규 센터장은 “현장에서 금연구역 단속은 금연지도원들이 하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의 경우 그 수가 매우 적다. 늘어나는 금연구역을 제대로 단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또 이미 흡연자들 사이에선 널리 퍼진 이야기지만, 단속을 위해 금연지도원이 신분증을 제출을 요구할 경우 이에 응할 의무가 없다. 이들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30만 개가 넘는 서울 내 금연구역을 단속하는 인원(금연지도원)은 123명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흡연 규제의 방향성을 바꾸는 등 제도와 인식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성규 센터장은 “현행법은 ‘이곳에서는 흡연할 수 없다’며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국내 모든 곳에서 담배를 필 수 없다’고 규정한 뒤 법령이나 조례로 정한 특정 구역에서만 흡연이 가능하다는 식의 포지티브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금연이 기본인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