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지사는 현 재정난의 원인으로 민선 8기의 지방채 발행과 기금 활용, 세입 감소와 의무 지출 증가 등을 지목했다. 올해 예산은 전임 김동연 지사 임기 중이던 지난해 편성됐다. 민선 8기 경기도는 지방채 발행은 물론 조례 개정을 통해 통합재정안정화기금도 일반회계로 활용했다. 남북협력기금도 340억 원이 통합계정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상당수 민생·필수사업의 올해 예산은 12개월분이 아닌 9개월분만 반영됐다고 도는 밝혔다.
이들 사업을 연말까지 유지하려면 마지막 3개월분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세입 감소로 별도의 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운 만큼, 경기도는 다른 사업의 지출을 줄여 필수사업 부족분과 세수 결손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도 예산 담당부서는 이를 위해 올해 세출예산 전반에서 약 7700억 원을 조정하는 감액 추경이 필요하다고 추 지사에게 보고했다.
추 지사는 전임 행정부의 올해 예산 편성을 ‘미완(未完)의 미생(未生) 예산’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 대가는 민생 예산의 부실로 이어졌다”고 책임을 물었다.
재정 압박의 배경에는 부동산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경기도의 세입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게 도의 분석이다. 도의 주요 세입원인 취득세는 부동산 거래량과 가격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경기도는 도세 수입의 절반 이상을 취득세에 의존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도에 따르면 취득세 수입은 2022년 약 11조 원에서 올해 약 8조 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4년 사이 약 27% 줄어든 규모다. 3기 신도시에서 기대했던 취득세 수입도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도는 세수 전망을 당초 6500억 원에서 2300억 원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공공임대주택 비율 확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직접 개발 방식 등을 감소 요인으로 들었다.
세수는 감소하지만 경기도의 세출 부담은 늘고 있다. 신도시 조성에 따라 광역 교통망과 소방·생활 기반 시설 확충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유치를 위한 기반 시설 조성도 부담을 키운다. 하지만 기업에서 발생한 법인 지방소득세는 사업장이 위치한 시·군에 귀속된다. 경기도는 이 같은 구조가 도 재정 수입·지출의 불균형을 키운다고 보고 있다.
복지비 증가도 재정 압박의 요인으로 설명했다. 경기도가 산출한 올해 복지 예산 비중은 전체 예산의 약 49%다. 도는 고령화 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직 조직도 재정비한다. 재정 지출과 행정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도지사 참모 조직을 비롯해 본청 실·국과 산하 공공기관의 조직·인력 배치를 재검토한다. 세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경기도는 지방소비세 확충과 기업 유치에 따른 세수 배분 방식 개선을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국고보조사업에서 지방정부에 과도한 지방비를 부담시키는 구조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국가 부담 확대로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세출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원칙도 제시했다. 도민의 생명·안전과 취약계층 보호에 필요한 예산은 우선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예산 절감이 민생사업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지사는 “현재 구조를 그대로 두면 수년 뒤 기존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다시 지방채를 발행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재정 위기의 부담을 사회적 약자와 서민에게 떠넘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언으로 경기도 재정의 어려움이 공식화됐다. 큰 규모의 감액 추경에 대한 필요성도 제시됐다. 추 지사가 제시한 비상조치의 실효성은 향후 공개될 감액 대상과 재원 대책, 세입 구조 개편의 구체성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정원평 경인본부 기자 jwp011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