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학·운동과학 분야 권위자인 홍정기 박사는 오는 9월 23일 출간되는 신간 도서 ‘홍정기의 장수근육 혁명’(출판사 깸)에서 바로 이 지점에 질문을 던진다. 나이가 들어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인지, 아니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멈췄기 때문에 몸이 더 빨리 늙어가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책은 이를 위해 노화에 대한 관심을 ‘근육량’에서 ‘근육의 성능’으로 옮긴다. 근육이 얼마나 많이 남아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필요할 때 얼마나 빨리 반응하고, 순간적으로 힘을 내고, 여러 근육을 제대로 협응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책이 장수근육을 이루는 핵심 요소로 협응성·속도·파워를 꼽는 이유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속근’이다. 지근이 걷거나 자세를 유지하는 것처럼 비교적 낮은 강도의 움직임을 오래 지속하는 데 유리하다면, 속근은 순간적으로 큰 힘과 빠른 반응이 필요한 상황에 동원된다. 버스를 잡기 위해 갑자기 뛰거나 미끄러지는 순간 몸을 바로 세우고 무거운 물건을 단숨에 들어 올릴 때 필요한 근육이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이런 속근의 기능이 먼저 약해진다는 데 있다.
책의 프롤로그를 열면 2019년 103세 나이에 미국 시니어체육대회 100m 달리기에 출전해 46초대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여성 줄리아 호킨스 이야기가 보인다. 그녀는 이후에도 단거리 달리기에 계속 도전해 105세가 돼서도 100m 경기를 완주했다. 이 책은 이러한 고령의 선수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몸에 ‘빠르게 움직이라’는 요구를 해온 점에 주목한다. 저자는 “걷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걷기가 좋지 않은 운동이라는 뜻은 아니다. 문제는 익숙한 속도로 오래 걷는 것만으로는 빠른 수축과 순간적인 힘을 담당하는 속근에 충분한 자극을 주기 어렵다는 데 있다. 오래 걷는 능력과 갑자기 몸을 움직여야 할 때 필요한 능력은 같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장수 운동의 원칙은 ‘짧고, 빠르고, 강하게’다. 운동 시간을 무작정 늘리는 대신 짧은 시간이라도 필요한 자극을 분명하게 주고, ‘빠르게 움직이겠다’는 의도로 근육과 신경계를 깨우며, 몸이 적응하면 횟수나 속도, 강도를 조금씩 높이라는 것이다.
실천의 중심에는 스쿼트가 있다. 같은 자리에서 천천히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에 그치지 않고 발의 위치와 움직이는 방향, 속도와 강도를 변화시킨 12가지 스쿼트를 제시한다. 기본 동작부터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하루 3분 루틴, 저자가 직접 시연한 운동 영상 QR코드가 책에 담겼다.

그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몇 살까지 살 것인가가 아니라, 몇 살까지 내 몸을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인가. 노화를 피할 수는 없어도 어떤 움직임을 몸에 계속 요구할 것인지는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다. ‘장수근육 혁명’은 더 큰 근육을 만드는 방법이라기보다, 마지막까지 스스로 움직이는 삶을 준비하자는 제안에 가깝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