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씨는 환자의 안전을 정치적 도구로 삼는 인물에게 중책을 맡겨서는 안 된다며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번 의혹이 ‘K-바이오’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씨는 국제기구에 서신을 보냈다고도 했다. 조 씨는 “한국 보건 전문 교수님들이나 현 의료계에 계시는 분들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여전히 신변 보호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조 씨는 “상대가 이렇게 막강한 권력이고, 또 현 정권이기도 하고, 저는 평범한 소시민에 불과한데 얼마나 두렵겠어요. 소시민 한 사람도 뭔가 ‘나 좀 보호해 주세요’라는 요청을 하는데도 어떻게 묵살당하고 있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렵게 결심한 만큼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씨는 김승원 후보자가 연루된 ‘코로나19 신약 로비’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후보자가 브로커 양수진 씨 부탁을 받아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골자다.
김 후보자는 당시 식약처장에게 공익적 목적을 위해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민원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이 장기간 수사를 벌였음에도 결국 기소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서울 서부지검은 2024년 12월 27일 알선뇌물약속 혐의를 받은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 후보자는 무혐의 처분이 마땅하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한 상태다.

기소계획서는 서울 서부지검 지휘부, 대검찰청 반부패수사부 등 김 후보자 사건 수사 지휘라인 일부만 볼 수 있는 대외비 문건인 것으로 전해진다. 검사가 공소 제기 때 재판에 제출하는 공소장과 달리 수사 과정에서 사건에 대한 의견과 지시 등을 공유하기 위해 검찰 내부에서 작성되는 자료다.
민주당은 한 의원을 향해 기소계획서, 김 후보자와 양 씨의 통화 녹취 입수 경위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9월 6일 한 의원과 성명불상의 자료 제공자를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사적 통화 녹취는 당사자 아니면 수사기관 등 제한된 경로를 통해야만 나올 수 있다”며 “입수 유출 경위에 위법성이 있다면 명백한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정치검찰 한 의원은 검증을 빙자한 ‘캐비닛 정치’를 중단하고 석고대죄하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소셜미디어(SNS)에 “세상에는 아직 공익을 위해 제보하는 의인들이 많다”고 적었다. 자신이 공개한 자료를 검찰이 아닌 공익 제보자를 통해 입수했다는 취지다.
다만 조 씨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브로커 양 아무개 씨와 저와의 대화 자료만 있고 나머지는 없다”며 “제약업체 제넨셀 대표 강 아무개 씨나 김 후보자와 대화하거나 이런 내용은 제가 전혀 모르는 자료”라고 밝혔다.
앞서 9월 11일 박선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 의원이 밝힌 ‘공익 제보자’에 대해 “2021년 (브로커) 양 대표와 경영 컨설팅 계약을 맺은 회사의 공동 대표로서 모 대학교 산하 자회사를 운영하던 인물”이라고 했다. 이름은 “조 아무개 씨”라고 공개했다.
박 최고위원은 “조 씨는 (브로커) 양 씨에게 사적 교제를 요구할 뿐만 아니라 권성동 의원 측과 친분을 과시하며 강릉에 데려가서 인사를 시켜주겠다고 하는 등 국민의힘과의 친분을 과시했다”며 “양 씨와 사업을 하면서 본 손실을 되찾으려 온갖 짓을 다 하다가 양 씨와 강 아무개 씨(제넨셀 설립자)를 상대로 식약처 로비 의혹을 폭로하겠다고 하면서 마지막 사업 투자 명목의 돈을 받아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이 원하는 금전 회수 또는 투자 명목 환수를 해내지 못한 조 씨가 본인의 목적 달성 실패 이후 사전에 국민의힘과 관계를 맺고 이것을 토대로 대검찰청에 제보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보자 신원을 그렇게 까는 것, 그 자리에 있던 민주당 김민석 대표 등도 다 공범”이라고 했다. 이어 “공익 제보자 신원을 알 수 있게 하는 일을 할 경우 징역형”이라고 지적했다.

조 씨는 박 최고위원과 김민석 민주당 대표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신원을 불법으로 공개했다는 이유였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2조는 “누구든지 공익신고자 등이라는 사정을 알면서 그의 인적 사항이나 그가 공익신고자 등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 또는 보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조 씨는 9월 7일 권익위에 신변보호를 요청했지만, 별다른 보호 조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9월 9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지금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고, 욕설과 협박을 하는 사람들도 한두 명이 아니다”며 “보호받지 못하고 있어 너무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