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1세가 교황에 선출된 후 성베드로성당 발코니에 나와 축복을 전했다. EPA연합
지난주 AP통신은 교황 프란치스코 1세(76)의 건강 문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과연 고령의 새 교황이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을지 보도했다.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의 즉위 당시 나이가 78세였던 점, 그리고 결국 건강 문제로 일찍 자리에서 물러났던 점을 생각하면 어쩌면 이런 염려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우려에 대해 교황청 측은 프란치스코 1세 교황이 평소 소박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한 덕에 비록 여든에 가까운 나이이긴 하지만 교황직을 수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실제 교황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매일 오전 4시 30분에 기상하고, 저녁 9시면 잠자리에 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과거 교황이 앓았던 병력을 떠올리는 사람들은 쉽사리 이런 염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름이 아니라 교황의 폐가 하나밖에 없다는 점이 그것이다.
교황의 폐가 하나인 이유는 바로 10대 시절 앓았던 폐렴 때문이다. 당시 심각한 폐렴을 앓았던 교황은 목숨에 위협을 느낄 만큼 상태가 위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른쪽 폐에 세 개의 종양이 있었으며, 당시 출혈이 심해 결국 폐의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당시만 해도 오늘날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생제가 없었던 탓에 할 수 없이 절제술을 받아야 했던 교황은 2010년 전기작가와의 인터뷰에서 “3일 동안 생사를 오갔다”며 당시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교황은 “당시 고열에 시달리면서 어머니를 부둥켜안고는 ‘무슨 일인지 말해주세요!’라고 물었다. 어머니는 의사들도 당황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하셨다”며 기억을 더듬기도 했다.
결국 건강 문제가 그의 발목을 붙잡았던 적도 있었다. 일본에서 선교사 활동을 하고 싶어 했던 그는 하지만 충분히 강인하지 못하다거나 건강이 악화될지도 모른다는 수도회의 염려 때문에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폐조직 일부를 잘라낸다고 해서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폐는 하나만 있어도 생활하는 데 별다른 불편을 겪지 않는다. 다만 걱정되는 것이 있다면 양쪽 폐가 모두 있는 사람들보다 한 쪽밖에 없는 사람들은 호흡 비축량이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고, 이런 경우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이나 폐렴에 걸릴 확률이 그만큼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다행히 교황이 지금까지 비교적 건강한 생활을 해온 점으로 미루어 보아 앞으로도 교황 임무를 수행하는 데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 역시 “이 병력이 교황의 생활에 핸디캡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교황은 오래 전부터 좌골 신경통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 나시온 데일리>에 따르면, 2007년에는 심각한 좌골 신경통으로 결국 로마에서 열린 추기경 회의에 불참한 사례도 있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