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전 고문이 구속된 이후 몇 차례 면회한 문성민 보좌관은 권 전 고문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또 “권 고문의 얼굴과 손발이 많이 부었더라”며 “면회객들에게 ‘억울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진승현 게이트의 악몽에서 막 깨어나자마자 현대 비자금에 연루돼 다시 옥에 갇힌 권 전 고문이 ‘왜 자꾸 나에게 이런 올가미가 씌워지는지 모르겠다’며 많이 억울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측근 배석영 부위원장은 “권 고문은 ‘현대로부터 어떠한 자금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억울해 하고 있다”며 “이익치와 김영완 사이에 돈이 오간 것은 검찰에서 확인됐는지 모르지만, 김영완이가 권 고문에게 돈을 줬는지는 아직 모르는 일인데도 언론이 앞질러 단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현대가 대북사업과 카지노 허가권을 대가로 자금을 제공했다고 하는데, 카지노 허가는 당시 주무장관이던 박지원씨가 안된다고 해서 현대가 포기했던 것이고, 대북사업은 김대중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던 국책사업인데, 권 고문이 끼어들 여지가 있었겠느냐”며 “혐의가 제대로 입증되지 않으니까, 억지로 짜맞추기를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배 부위원장은 또한 권 전 고문의 갑작스러운 체포에 흑막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몽헌 회장이 투신자살한 뒤,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이 제기되던 시점에 권 고문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검찰의 강압수사 의혹을 덮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며 “또 한편으로는 민주당 신당 추진이 지지부진하고 구주류에 힘이 실리는 듯 보이니까, 과잉충성 차원에서 ‘구주류 때리기’의 일환으로 권 고문을 엮어 넣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권노갑 전 고문과 측근들의 ‘억울하다’는 항변은 일차적으로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발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물증이나 진술이 나오지 않을 경우 진승현 게이트 때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법정공방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측근은 노구의 권 전 고문이 옥중생활을 견딜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은 ‘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 전 고문이 말하는 ‘진실’은 지금으로선 그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