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없음.
당연히 이번 사건에서도 성상납에 연루된 연예인이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상납을 한 여자 연예인이 존재한다는 소문이 무성히 나돌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가 하면 성상납을 받은 사회 고위층 인사 가운데 유명 연예인의 남편이 있다고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성상납이 이뤄진 비밀 파티 장소인 강원도 원주 소재의 별장을 방문했던 연예인이 여럿 있었다는 얘기도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다.
지난 1월 중순경부터 서초동 주변에서는 건설업자 윤 아무개 씨가 유력 고위층 인사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얘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윤 씨로부터 로비를 받은 인사들의 리스트도 오르내렸다. 여기엔 고검장급 검찰 간부, 현직 병원장, 전직 의원, 유명 탤런트 남편 등의 이름이 포함됐다. 특히 해당 검찰 간부는 당시 총장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터라 그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렸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마포에서 사설학원을 운영하는 권 아무개 씨가 윤 씨를 공갈 및 성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하면서부터다. 둘은 내연관계로 알려져 있다. 그 후 권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프로 골프선수 부친 박 아무개 씨에게 “윤 씨에게 벤츠를 줬는데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찾아줄 것을 부탁했다고 한다. 이에 박 씨는 윤 씨의 벤츠를 탈취했는데, 그 트렁크에 문제의 동영상이 담긴 CD가 들어 있었다. 여기엔 윤 씨와 권 씨의 성관계 장면이 찍힌 동영상도 포함돼 있었다.
CD를 손에 넣은 박 씨는 오히려 권 씨를 상대로 협박하는 한편, 몇몇 지인들에게 동영상의 존재에 대해 털어놓고 다녔다. 사정기관 관계자들이 고위층 성접대 의혹을 포착한 것도 이 무렵이다. 올해 2월 윤 씨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동영상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마치 소설 같은 얘기였지만 워낙에 구체적인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팩트’일 가능성에 점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결국 경찰은 흐릿하긴 하지만 일부 동영상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18일 권 씨를 소환하는 등 본격적인 내사에 착수했다. 권 씨 및 성접대에 관여했던 또 다른 여성 최 아무개 씨는 경찰에 출석해 “동영상 주인공이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여겨졌던 ‘고위층 성접대 동영상’의 실체가 수면위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경찰은 윤 씨 등을 상대로 추가 CD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김 차관 이외에 또 어떤 유력 인사들이 연루됐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고위층 성접대 파문’이 불거진 이후 곧바로 성접대 여성 가운데 일부 연예인이 포함돼 있다는 얘기가 나돌기 시작했다. 따라서 세간의 관심은 문제의 성접대 여성이 누군지에 집중됐다. 그렇지만 좀처럼 이니셜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번 고위층 성접대 파문에 일부 연예인이 연루됐다고 밝힌 몇몇 증권가 정보지들조차 그게 누군지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그 까닭은 이번 사건에 연예인이 연루된 직접적인 증언이나 물증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건 초기엔 그런 소문이 돌았지만 이번 파문에 연루된 관계자들이나 경찰 관계자들이 ‘연예인 성상납’ 정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접대에 나선 여성 중에는 술집 접대여성이나 연예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혼녀와 유부녀 등 일반 여성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일부 전문직 종사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지만 이번 성접대 파문에 간접적으로 연루된 연예인은 몇몇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성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사업가 A 씨다. A 씨는 유명 여자 연예인 B 씨의 남편이다. 따라서 A 씨가 실제로 성접대를 받았거나 그런 장면이 담긴 동영상까지 존재한다면 그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A 씨와 연예인 B 씨가 이혼하는 상황까지도 연출될 수 있다.
유명 여자 연예인의 남편이 성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해당 여자 연예인은 이번 성접대 파문의 최대 피해자 중 한 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의 핵심 연루자 중 한 사람인 박 씨가 유명 프로골프 선수의 아버지라는 점도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사건의 여파가 자칫 스포츠계까지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성접대 연예인’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문제의 윤 씨 별장을 직접 방문했던 연예인은 여럿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중견 코미디언 몇몇과 중견 아나운서로 요즘에는 활동이 거의 없는 인사들이었다고 한다. 또한 윤 씨의 별장에서 벌어진 접대를 위한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해당 별장을 찾은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부부동반 친목 모임을 갖기 위해 해당 별장을 찾아 가족들이 어우러져 함께 운동을 하고 건전한 파티를 즐겼을 뿐이라는 것이다.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윤 씨를 아는 이들이 적지 않을 만큼 윤 씨는 평소 연예계 인사들과 친목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씨는 한때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손을 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이런 친분을 활용해 여자 연예인을 성접대 자리에 동원한 정황은 거의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윤 씨를 둘러싼 파문이 차츰 확대되면서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연예인들 역시 괜한 구설수에 휘말릴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