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는 신곡 발표를 앞두고 강남스타일 작곡가 유건형 등 최측근과만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높이 쌓은 국제가수의 명성을 잇느냐 마느냐는 앞으로의 3주에 달렸다. 지난해 7월 발표한 이 노래로 세계를 제패한 싸이가 그 명성을 이어갈 신곡의 윤곽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 초 미국에서 작업을 마친 노래들 가운데 두 곡을 유력한 후보로 놓고 여러 가능성과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싸이는 4월 중순까지 약 3주 동안은 오롯이 국내에 머물면서 신곡 작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싸이가 대중 앞에 다시 나서는 날짜는 4월 13일이다. 이날 싸이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5만 명의 관객과 함께 단독 공연을 연다.
싸이는 공연 전날인 4월 12일에 자신의 신곡을 전격 공개한다. 현재 후보는 두 곡으로 좁혀졌다. 싸이는 “후보 두 곡 중 한 곡은 ‘강남스타일’과 비슷하고 다른 하나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며 “비슷한 게 좋을까 아니면 다른 느낌이 좋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중 한 곡은 이미 알려진 ‘아싸라비아’다. 싸이는 이 노래를 두고 “후반부 멜로디를 바꾸는 중이라서 제목이 바뀔 수도 있다”며 신곡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의 흔적과 과정을 드러냈다. 걸림돌도 있다. 싸이의 주요 활동 무대가 된 미국 음반 제작자들은 ‘아싸라비아’라는 단어의 발음을 못한다는 사실. 이제 싸이는 한국은 물론 영어 혹은 또 다른 언어의 발음까지 고려해 신곡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싸이는 귀국 후 칩거에 들어갔다. 귀국 후 공식 일정은 단 한 건. 평소 친분이 두터운 농구선수 서장훈의 은퇴경기 시구 참석이다. 19일 싸이는 부산 사직농구장을 찾아 시구와 축하 공연을 벌인 것을 끝으로 외부에 자신을 드러내는 어떠한 공식 일정도 잡지 않았다.
사진공동취재단
춤도 문제다.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원동력은 ‘말춤’에서 비롯됐다는 의견도 많다. 말춤을 뛰어넘을 새로운 안무 구상도 싸이에게는 어려운 숙제다. 더욱이 어떤 춤이 탄생하더라도 말춤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다. 안무팀과 상의하며 춤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그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캥거루니, 돼지니, 생물·무생물 안무를 모두 시도하고 있다”며 위트 있게 말했지만 현재 싸이의 전담 안무팀 역시 연일 밤샘 작업 강행군을 벌이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1편이 성공하면 후속편은 흥행에 부진하다는 소포모어 징크스가 괜히 생긴 건 아니다”며 “싸이가 느낄 부담의 강도는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함께 작업을 돕는 조력자들이 여러 명 있지만 어쨌든 책임은 싸이 혼자 짊어지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싸이가 어떻게 극복해 어떤 작품을 내놓을지 기대되고 걱정이 동시에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싸이가 단독공연장으로 택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서울 잠실의 올림픽 주경기장을 능가하는 국내 최대 공연장이다. 아이돌 가수들의 합동 무대나 서태지 같은 거물급 가수 등 극소수의 공연만 이뤄져온 곳이다. 공연에 모이는 관객 수는 5만 명이다. 싸이는 그동안 신곡이 결정되면 한국 팬들에게 그 노래를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다는 뜻을 자주 밝혀왔다. 공연 날짜를 신곡 발표 하루 뒤로 정한 이유도 이런 마음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싸이의 이 공연은 세계 85개국에 생중계가 추진되고 있다. 규모가 다르다. ‘강남스타일’의 성공 이후 여는 첫 번째 단독 콘서트란 점에서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방송은 케이블위성채널 엠넷(Mnet)이 맡는다. 엠넷은 현재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남미, 중동 국가에서도 방송을 시작해 싸이의 이번 콘서트 생중계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싸이의 공연은 그 자신을 국제가수로 만든 동영상 채널 유튜브를 통해서도 생중계될 전망이다.
현재 싸이는 음악 동지이자 ‘강남스타일’을 작곡한 유건형 등 최측근과만 접촉하고 있다. 3주 동안 신곡과 공연 준비에만 집중할 뜻을 세워둔 탓에 그의 주변 사람들도 언론 매체와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강남스타일’의 한국 가수 첫 미국 빌보드차트 2위, 유튜브 조회수 14억 돌파 신기록을 능가하는 새로운 ‘작품’이 탄생할지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