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얀 백사장과 크리스털처럼 투명한 바닷물도 볼거리지만, 이곳의 구경거리라고 하면 무엇보다도 비행기 구경이 압권이다. 얼마나 가깝게 느껴지는지 손만 뻗으면 머리 위로 지나가는 비행기를 움켜잡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물론, 아무리 손을 뻗는다고 해도 진짜 ‘움켜잡을 수’는 없다. 물론 ‘툭 하고 칠 수’도 없다. 그저 혹시 재수 없게 비행기가 내 머리 위로 추락하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스릴을 즐길 뿐이다.
다행히 지금까지 사고가 발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해선 안 된다. 첫 번째 불행의 주인공이 되지 않으려면 백사장 위에서 오두방정은 금물이다. 자칫하다간 비행기가 일으키는 바람 때문에 백사장 저 멀리 내동댕이쳐질지도 모른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