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모델을 한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던가. 최근 런던 왕립예술학교 졸업작품전 무대에 고통스러운 복장을 한 모델들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남성복 디자이너인 루시 빈시니의 작품을 입은 모델들의 입에 커다란 링이 끼워져 있었던 것. 마치 치과 치료를 받을 때 사용하는 마우스피스를 착용한 것처럼 보이는 모델들의 모습이 괴상해 보였던 것은 물론이었다. 무엇보다도 잔뜩 벌린 입이 너무 아파 보여 안쓰러워 보였다.
뿐만이 아니었다. 일본 출신의 디자이너인 마이코 다케다의 여성복 컬렉션 무대에 오른 모델들 역시 힘들어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고슴도치처럼 삐죽삐죽 솟아있는 가시 돋은 모자를 머리 위에 쓰고 나온 모델은 도대체 앞이 보이긴 하는지, 가시에 찔리진 않는지 걱정 아닌 걱정이 들 정도였다.
하긴 이런 걱정이 쓸 데 없다고 생각하는 디자이너들은 어쩌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니들이 예술을 알아~?”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