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티데 브란다오는 첫째를 임신했을 당시 남편 월터와 한 가지 약속을 했었다. 딸이건 아들이건 첫째 아이의 이름은 무조건 남편의 이름을 따서 짓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첫 딸의 이름은 ‘월터루시아’가 됐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던 그녀는 앞으로 낳는 아이들의 이름 역시 사랑하는 남편의 이름을 따서 모두 ‘월터’로 짓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해서 현재 15남매의 이름이 모두 ‘월터’가 됐던 것이다.
문제는 딸들이었다. 아무리 의도는 좋다고 해도 여자아이에게 남자의 이름을 지어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이름 뒤에 흔한 여자 이름인 ‘마리아’를 붙여주는 방법이었다. 이를테면 ‘월터로니아 마리아’ ‘월터라시아 마리아’ ‘월터루아나 마리아’ 등이 그것이었다.
이런 전통(?)은 다음 세대에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33명의 손주들 가운데 네 명이 ‘월터’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원조격인 아버지 월터’는 2003년 세상을 떠났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