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점은 일반적으로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흥업소를 뜻하는데 최근에는 합법인지 불법인지 애매한 업종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처벌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경찰의 단속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일본 대중지 <주간포스트>는 이처럼 유독 일본에서 유흥·향락산업이 발달한 이유를 과거 매춘시설인 ‘유곽’에서 찾았다. 또한 국제적으로 일본이 ‘성노예 대국’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 출발점도 바로 유곽이라고 보고 있다.
위안부 망언과 미군 풍속업 활용 권유 발언으로 국제적 비난을 산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공교롭게도 하시모토가 시장을 맡고 있는 오사카의 도비타신치(飛田新地)는 일본의 대표적인 매춘지역이다.
도비타신치는 1958년 일본에서 매춘방지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유곽으로 번창했다. 지금은 유곽을 대신해 ‘요리조합’이나 ‘요정’이 들어섰지만 이름만 바뀌었을 뿐, 손님과 종업원의 자유연애라는 핑계로 탈법행위가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 매춘방지법을 교묘히 피해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시모토 시장은 이 같은 도비타신치 요리조합에서 과거 고문변호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일본 환락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료안내소. 여러 장르의 풍속점을 소개받을 수 있다.
일본이 공창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사창이 만연하는 풍토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반면, 매춘을 찾는 사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 타협점으로 매춘특구라고 할 수 있는 유곽이 탄생했다. 공창제도는 에도시대에 더욱 확대되어 18세기에는 전국적으로 25개소로 늘어났다. 특히 지금의 도쿄인 에도의 요시와라, 교토의 시마바라, 오사카의 신마치 등이 유명한 곳으로 꼽힌다. 매춘부는 인신매매로 공급됐으며 유곽 안에서는 오직 돈만이 모든 것을 좌우했다.
1872년 일본의 유곽 문화는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요코하마항에 입항했던 페루 국적의 마리아루스호가 그 계기가 됐다. 당시 마리아루스호에는 중국인 노예 231명이 타고 있었는데 한 노동자가 가혹한 노동을 피해 바다 속으로 도망친다. 그가 영국군함 측에 구조되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영국은 이 배가 ‘노예 운반선’이라고 판단해 일본 정부에 구조를 요청한다. 일본 정부는 즉시 마리아루스호 선장을 소추했는데 문제가 된 것은 재판이었다. 선장 측의 변호인은 “일본이 노예계약을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가당치 않는 일이다. 일본에서는 더 심한 노예계약이 유효하게 인정받아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유녀(游女)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매춘이라는 ‘인신매매’가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는 일본이 노예 매매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일본 정부는 반박하지 못하고, 결국 그 해 10월 인신매매를 금지하고 창기 해방령을 포고했다. <주간포스트>는 이를 두고 “일본이 성노예 대국으로 세계에 각인된 사건이었다”고 보도했다.
요시와라 유곽이 무대가 된 영화 <사쿠란>의 한 장면.
이렇게 일본의 유곽 문화는 실제 성관계를 맺는 성욕처리형 풍속점과 성관계를 맺지 않는 유사연애형 풍속점으로 나뉘어 존속하게 된다. 여기에 성관계를 맺지 않고도 사정에 이르게 하는 여러 퇴폐업소들까지. 그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다. 최근에는 남성 옆에서 잠만 자주는 ‘곁잠 서비스’가 등장할 정도로 일본은 기상천외한 풍속점들로 가득하다.
이런 다양한 풍속점이 존재하는 나라는 드물다. 일본의 풍속문화 사진을 찍어온 이탈리아 사진작가 움베르토는 “일본 풍속의 특징은 뭐든지 돈을 지불하게 한다는 것이다. 키스부터 펠라티오까지 부분적으로 잘게 나눠지는데 이것이 성 비즈니스로 성립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이 생긴다. 왜 일본 경찰은 성매매를 하는 유흥업소를 단속하지 않을까. 이에 대해 도비타신치 관할 경찰서는 “실제 피해자로부터 신고가 없으면 출동하지 못하게 돼 있다”고 답변했다. 경찰들 역시 요정 2층에서 어떤 일이 진행되는지 알고는 있지만, 무턱대고 덮칠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또한 유흥업소들의 형태가 법의 틈새를 노려 갈수록 교묘해지기 때문에 처벌할 규정이 마땅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주간포스트는>는 “퇴폐적인 풍속점을 알면서도 못 본 척 눈감아 주는 것은 에도시대 때부터의 관행이며, 일본의 풍속점에 대한 경찰의 태도는 ‘적당’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고 일침을 놓았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일본의 애매한 처벌 규정
윤락업소 출입은 ‘훈방’ 스트립쇼 촬영은 ‘체포’
일본 경찰이 성매매를 한 풍속점을 적발했을 때, 손님은 어떻게 될까. 우선 일본의 매춘방지법 자체에는 손님에 대한 직접적인 벌칙 규정이 없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손님은 체포·구금되지 않으며 조사만으로 끝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만약 아동 복지법과 형법 등의 위반이라면 손님도 체포될 수 있다. 전자는 미성년과의 성관계를 맺었을 경우, 후자는 공연음란죄다. 특히 공연음란죄에 대해서는 적용 범위가 넓다. 가령 해프닝바 등 음식점 플로어에서 옷을 벗고 있다 적발되면, 손님에도 공연음란죄가 적용될 수 있다. 또 하반신을 노출시킨 스트립쇼 가게가 공연 외설로 적발됐을 때, 사진을 찍은 손님이 있다면 방조 용의로 현행범 체포될 수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윤락업소 출입은 ‘훈방’ 스트립쇼 촬영은 ‘체포’
일본 경찰이 성매매를 한 풍속점을 적발했을 때, 손님은 어떻게 될까. 우선 일본의 매춘방지법 자체에는 손님에 대한 직접적인 벌칙 규정이 없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손님은 체포·구금되지 않으며 조사만으로 끝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만약 아동 복지법과 형법 등의 위반이라면 손님도 체포될 수 있다. 전자는 미성년과의 성관계를 맺었을 경우, 후자는 공연음란죄다. 특히 공연음란죄에 대해서는 적용 범위가 넓다. 가령 해프닝바 등 음식점 플로어에서 옷을 벗고 있다 적발되면, 손님에도 공연음란죄가 적용될 수 있다. 또 하반신을 노출시킨 스트립쇼 가게가 공연 외설로 적발됐을 때, 사진을 찍은 손님이 있다면 방조 용의로 현행범 체포될 수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