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에는 쇼핑과 식사, 오락, 휴식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는 복합쇼핑몰이 뜰 전망이다. 위쪽부터 건국대 앞 스타시티, 영등포 타임스퀘어, 용산역 아이파크몰. | ||
상권 트렌드, 즉 상권 변화의 흐름을 체크하는 것은 창업 준비의 첫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새해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권은 어딜까.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소장은 ‘복합쇼핑몰 상권과 테마상권’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김 소장은 “복합쇼핑몰 상권은 실내에 다양한 상권구도가 형성돼 폭넓은 소비층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수도권에서는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건국대 앞 스타시티, 일산 웨스턴돔 상권 등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이러한 곳은 대형 할인마트와 쇼핑몰, 복합영화관, 외식전문점 등이 한데 어우러진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쇼핑과 식사, 오락, 휴식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이용객들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색 있는 테마상권의 강세도 점쳐졌다. 서울 강남의 가로수길, 강북의 삼청동길과 이태원길, 분당 정자동 카페촌과 같은 테마상권 역시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끌 전망이라는 것. 최근 젊은 층은 기업형의 대규모 레스토랑보다 서너 개의 테이블이 전부고, 메뉴도 그날의 요리가 전부인 가내수공업형의 소규모 전문 레스토랑을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주부층 및 가족단위를 공략할 수 있는 주택가상권과 신세대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대학가 상권 역시 안정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 술’이랄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은 어떤 것이 있을까. 2009년 하반기 서울과 수도권 상권에서 붐이 일었던 ‘원킬(One Kill) 아이템’, 즉 특정 메뉴를 부각시켜 전문성을 높인 창업 아이템이 새해에는 급속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메뉴 욕심을 부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식자재 품목이 늘어나면 재료 원가가 올라 수익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전문성까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원킬 아이템. 2009년에는 국수 육회 등이 창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각 상권별로 점포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열풍이 2010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외식 프랜차이즈업체들도 짬뽕과 튀김 만두 등 특정 메뉴를 집중 공략해 전문점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브랜드를 속속 론칭하고 있다.
‘상하이짬뽕’을 운영하고 있는 강유태 사장(40)은 “33㎡(10평) 남짓한 서래마을점의 경우 일 매출이 150만 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한식의 세계화와 더불어 국내산 쌀을 원료로 하는 창업 아이템 역시 2010년 트렌드가 될 전망이다.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이 “국내 쌀이 남아돈다”고 발언한 이후 국내산 쌀 소비 활성화가 정부의 중요한 정책으로 부상했기 때문. 2009년부터 불붙기 시작한 막걸리 관련 업종을 비롯해 쌀국수 쌀빵 등 쌀을 주재료로 하는 업종, 그리고 불고기와 비빔밥, 설렁탕, 추어탕 등 다양한 한식들이 창업시장의 한 축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남도음식 등 지방에 숨어 있는 한식아이템이 전국화를 시도할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커피와 관련한 업종의 양적 팽창 또한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커피전문점을 비롯한 각종 복합카페의 증가세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단순한 커피전문점보다는 떡카페 스파게티카페 햄버거카페 등 차별화된 복합카페의 신장세가 거셀 듯하다.
서비스업에서는 교육 관련 사업이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블루오션에 진입한 업그레이드형 교육 프랜차이즈가 2010년 인기를 끌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교육 프랜차이즈 시장은 레드오션에 진입했지만 자녀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은 꾸준한 수요를 만들어 교육 사업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 높은 환율에도 불구하고 유학원 영어학원(유치부)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이유다.
교육 프랜차이즈 시장은 영유아는 물론 청소년, 성인까지 폭넓은 수강생을 확보하면서 연령대별로 전문성을 띠고 있다.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블루오션 교육 프랜차이즈는 미술이면 미술, 영어면 영어 등 하나의 과목만 다루는 기존 교육 프랜차이즈와는 달리 두세 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합, 교육의 질과 양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판매업에서는 기존 홈쇼핑시장, 전자상거래시장의 틈새를 노려 오프라인의 특장점을 살린 아이템이 여전히 좋은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할인마트의 틈새를 비집고 성장한 야채과일판매점 등은 새해에도 꾸준한 안정세를 보일 전망. 의류업 중에서는 틈새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공략할 수 있는 보세 의류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 외 답례떡전문점 반찬전문점 같은 주택가상권 공략아이템도 꾸준한 인기를 누릴 전망이다.
창업시장 관계자들에게 2010년은 더욱 주목할 만한 한 해다. 우리 인구 구성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베이비붐세대가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맏형인 1955년생이 만 55세를 맞아 정년퇴직을 하고, 이후 9년 동안 이들의 은퇴 행진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건강과 경제력을 갖춘 이들이 일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젊다는 점이 포인트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베이비부머 퇴직자들은 2억 원 내외의 투자 여력을 가지고 있으며 대체로 체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아직 자녀교육비 지출 등으로 소득에 대한 기대수준도 높아 이를 충족시키는 업종들이 인기를 모을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