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와 국방위 산하 국방운영개선소위원회(국방개선소위)도 분주해졌다. 국방위에는 연예병사와 관련한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 진성준 의원은 “본인 이름으로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는 유명 연예인의 경우 군에 복무하면서도 기획사 직원이 부대에 와서 업무상황을 보고하고 또 결재도 받아가는 예가 있었다”며 “국방홍보원이나 연예병사를 관리하는 간부들이 집안 행사나 개인적인 모임에 연예병사를 동원해 공연하게 한다는 제보도 실제로 국방위에 들어왔다”고 전했다.
국방개선소위는 지난 2일 회의를 열어 연예병사 폐지를 포함한 연예병사 제도 보완책을 검토키로 했다. 국방개선소위 위원장인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연예병사의 일정을 어느 선까지 연예기획사가 통제할 수 있느냐 하는 근무 조건 관련 문제로 사전에 연예기획사와 국방홍보원이 협의도 하고 거래를 한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연예병사 관리를 군무원이 하니까 소속사와 구두계약이 있다는 루머까지 돈다”고 지적했다.
연예병사 복무기강 해이 논란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하나같이 관리·감독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특전사령관 출신인 백군기 민주당 의원은 “처음 이 사건을 접했을 때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은 어떻게 이렇게까지 관리 감독이 허술했을까 하는 부분이었다”며 “군악대의 경우 똑같이 공연을 하더라도 공연시간 외에 철저하게 병내 생활을 지킨다. 국악대장 같이 군이 직접 관리하기 때문이다. 연예병사 관리를 군무관이 하고 있는데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연예병사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국방위를 중심으로 국회 안팎에서는 연예병사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진성준 의원은 “연예병사들이 특별한 대우를 받고 군인이라고 하기 어려운 행태들을 보여 장병의 사기가 떨어지고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지고 있다. 득보다 실이 더 크다”며 연예병사 제도 폐지를 언급했다. 김진표 의원도 지난 2일 국방개선소위에서 “제도 자체를 폐지하거나 아니면 제도를 존치시킨다고 하더라도 신성한 국방 의무의 형평성을 해치지 않게 확실한 통제 속에서 연예병사 제도가 운영 관리돼야 한다는 점에 의견일치를 이뤘다”고 밝혔다.
백군기 의원은 “이 사안 하나만 놓고 보면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연예병사가 고생하는 일선병사를 위해 존재하고 필요하기도 하다. (위문공연 관련) 예산절감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일반병사들이 연예병사가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 하에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진 민주당 의원 측도 “연예병사 제도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 입장이다. 법무규율에 따라 관리·감독을 잘못한 점이 문제다.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부터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