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일본의 화가인 마나부 이케다의 작품을 보면 규모에 한 번, 그리고 세밀함에 두 번 놀라게 된다. 벽 한 면을 다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인 데다, 가로세로 10㎝ 정사각형 안에 들어가는 그림을 그리는 데에만 보통 여덟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펜과 잉크로 그린 이 그림을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만 2년. 그때그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그려 넣었기 때문에 작품이 완성되기 전까지 다른 사람들은 물론 본인조차도 어떤 작품이 나올지 몰랐다. 어떤 때는 친구들과 저녁을 먹을 때 갑자기 떠오른 이미지를 그림 속에 삽입하기도 했다.
이렇게 떠오른 이미지들은 실로 다양했다. 자연, 역사, 기술적 진보, 지진이나 쓰나미 등 천재지변까지 여러 가지 이미지들이 한데 뒤섞여 하나의 그림을 완성했다. 그의 작품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신비한 느낌이 들게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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