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령자 전용 만남사이트 캡처.
실제로 일본에서는 60세 이상 남녀 간의 만남을 알선하는 사이트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일본 포털 검색창에 ‘고령자 전용 만남사이트’를 검색하면 수많은 사이트가 나올 정도. 사이트는 우선 마음에 드는 상대가 눈에 띄면, 프로필에 소개된 이메일이나 휴대전화로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후 서로 뜻이 맞을 경우 데이트를 하기도 하지만, 처음 만나자마자 성관계를 갖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최근에는 60세 이상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고령자 만남사이트를 찾는 수요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미 일본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기 때문에 앞으로 성생활을 즐기려는 노인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며, 노년 프리섹스 시대도 열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고령화 문제를 담당하는 일본 자치단체의 간부는 “흔히 ‘젊은 노인’으로 불리는 건강한 노인들이 정말 많다. 75세 이하 노인 중에는 기력이 쇠한 노인의 비율이 단 10%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성생활을 지속하는 노인이 많아질 것이란 점에 이견을 달지 않았다. 또한 인터넷매체 <제이캐스트>는 일본에서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대신 <플레이올드>가 탄생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지난 몇십 년간 열심히 일하고 퇴직한 노년층들. 집도 있고, 자식도 훌륭히 키워냈다. 그렇다면 사랑은 어떠한가. 젊은 시절 연애경험이 풍부하고 성을 즐긴 사람은 ‘이제 됐어’라며 마음을 접을 수 있으나 아쉽다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성을 좀 더 누릴 걸’이라는 후회가 남는다. 하지만 아직 기력은 충분하고 인생도 남아 있다. 게다가 마음은 청춘. 이것이 노년층이 다시 ‘성(性)’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전 회사원인 A 씨(69)는 러브호텔에서 구급차를 타고 실려 나갔던 경험담을 들려줬다. 20세나 어린 애인이 생긴 뒤 그는 인터넷에서 구입한 발기약을 슬그머니 복용했다고. 그리고 와인을 몇 잔 마셨는데 그것이 화근이었다. 처음 발기약을 복용한 A 씨는 약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고, 부작용을 알 리 없었다. 갑자기 숨이 거세지면서 얼굴은 홍조를 띠고 사물이 파랗게 보이기 시작했다. 부작용에 익숙하지 않았던 그는 놀라서 그만 그 자리에서 졸도하고 말았다.
노년기 성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신체를 그대로 인정하는 자세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위의 사례처럼 60대가 넘어서 30~40대와 같은 발기력과 지속력을 원해 욕심을 부리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차라리 ‘난 당뇨증세도 있고, 오늘밤은 무리일지도 모른다’고 스스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지금까지 맛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성의 세계가 열리게 된다.
가령 발기가 약해졌다고 솔직하게 커밍아웃하고 대신 천천히 전희를 차근차근 진행시켜나가자. 직선적인 젊은이의 섹스와 달리 남녀 결합의 심원한 기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드라마에서 주연이 아니어도 주목을 끌 수 있듯이 꼭 삽입만이 섹스는 아니다. 거꾸로 주연의 부담감을 내려놓아도 되므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노인들의 섹스는 이처럼 생식 활동의 해방에서부터 시작된다.
<주간포스트>는 실제로 실버 세대와 교제하고 있는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솔직한 속내를 공개했다. 60대 남성과 교제하고 있다고 밝힌 50대 여성은 “그는 섹스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중요시해준다. 배려가 느껴져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 “나이가 들어 여성으로서 몸매에 자신이 없어졌는데 파트너가 연상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므로 성관계에 있어 적극적이 될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