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크레용팝은 ‘일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단어를 공식 트위터와 방송에서 사용해 논란에 휘말렸다.
요즘 ‘빠빠빠’로 활동 중인 걸 그룹 크레용팝은 멤버들이 출연한 동영상에 나온 다리를 저는 또 다른 멤버에게 “쩔뚝이 아니예요?”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됐다. 몸이 불편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희화했다는 것이다. 크레용팝은 앞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노무노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두 단어 모두 일베에서 사용되는 은어다.
소속사는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일베 회원이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연예 활동에만 몰두하는 일부 아이돌 그룹의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민주화’라는 단어조차 정확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될지 여부도 판단할 만한 깜냥이 안 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그래서 몇몇 연예기획사는 SNS 사용을 원천적으로 금하고 언론 인터뷰나 방송에 나설 때는 철저히 교육받은 이야기만 하라고 충고한다. 한 아이돌 그룹을 담당하는 실장은 “워낙 어릴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해온 터라 기본적인 판단 능력이 결여된 멤버들도 있다. 뭐가 문제인지도 모른 채 발언하고,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사과한다. 요즘처럼 SNS가 발달된 사회에서는 그들의 말 한마디가 그룹의 존폐와 연결되기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씨스타 효린.
효린은 또 다른 동영상을 통해 “어떻게 사람이 365일, 24시간 웃기만 하겠어요. 그러니까 기분이 안 좋은 게 아니라 표정이 없었던 걸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비난은 거세졌다. 효린의 분명 말이 되는 말을 했다. 하지만 대중은 이미 ‘연예인은 항상 웃어주는 존재’라고 정의를 내려놨다. 때문에 “어떻게 사람이 365일, 24시간 웃기만 하겠어요”라는 그의 발언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표정 논란에 발언 논란까지 겹친 셈이다.
뮤지컬 배우 백민정은 ‘사인회 귀찮다’며 동료 배우 임혜영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았다.
그의 표현대로 백민정은 팬 사인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웃으며 팬들을 맞았을 것이고, 팬들은 그의 표정을 진심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때문에 그의 이중적인 행태는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 절대 들키지 말아야 하는 속내, 더 직접적으로 표현해 가식을 들켜버렸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연예 관계자는 “효린과 백민정의 사례를 보며 공감을 표하는 연예인이 적지 않다. 하물며 가족들에게도 항상 친절할 순 없는데 힘든 일정 속에 몰려드는 팬들이 귀찮은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걸 들켜서는 안 된다. 분칠 속의 속내도 감춰야 한다”며 “그게 연예인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