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미심쩍은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검찰의 정예조직이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009년 5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평생지기’로 불리는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이재현 회장 청탁을 받고 CJ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박연차 수사팀이었던 한 검찰 관계자는 “천 회장 혐의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진 않았다. 무혐의가 아니라 수사하지 않은 것이다. 천 회장 건은 박연차 수사와는 별개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놓고 검찰 안팎에서는 CJ로부터 로비를 받은 이명박 정부 실세들이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말이 파다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 주류였던 고대 및 TK(대구·경북) 세력들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CJ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수부의 한 최고 책임자는 검찰을 떠나면서 “이명박 정부에서 CJ는 (수사)하기 어려울 것 같다. 내 임기 동안 CJ를 수사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