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소셜테이너’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이효리는 그동안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아왔다. CF퀸으로 한 해 수십억 원의 개런티를 거머쥐던 그가 돌연 “CF 출연 중단”을 선언하고 레오파드룩을 누구보다 잘 소화하던 섹시퀸이 동물 애호가로서 모피 반대 운동에 앞장섰다.
엄밀히 말해 이효리의 행동에는 일관성이 없었다. CF계를 섭렵하던 그는 ‘자본주의의 꽃’이었고 스타의 표본이었던 그는 사회운동과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일단 자신의 소신을 밝힌 후 그는 항상 언행을 일치시켰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이효리가 10여 년간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보다. 대중이 질릴 틈이 없었다”며 “때문에 이효리를 보좌해야 하는 매니저들은 진땀을 빼야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아이돌은 누구보다 철저히 이미지를 관리해야 한다. 이효리도 핑클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지금보다 훨씬 얌전하고 청순했다. 하지만 요즘 아이돌은 다르다. 대중의 눈치를 살피기보다는 소신을 앞세우는 이들이 늘고 있다.
7월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발간된 ‘이홍기 네일북’ 표지.
이홍기의 네일아트 사랑은 취미에 그치지 않는다. 3년 전부터 꾸준히 네일아트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 온 이홍기는 지난달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이홍기의 네일북’을 발간했다. 네일리스트 김수정과 손잡고 만든 전문 서적이다.
이홍기의 네일아트는 왼손과 오른손이 다를 때가 많다. 오른손에 비해 왼손에는 다양한 액세서리까지 부착한다. 그 이유는 그의 또 다른 취미가 볼링이기 때문. 에버리지 200점에 육박하는 볼링 실력을 가진 이홍기는 오른손톱은 볼링공을 잡기 위해 컬러 위주로 치장한다.
하지만 그의 네일아트 사랑도 시간과 장소는 가린다. 지난 5월 주연한 영화 <뜨거운 안녕>의 시사회에 참석한 이홍기는 네일아트를 모두 지우고 담백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이홍기는 “네일아트는 무대 위에서 관객의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필요에 의해 하는 것이다. 영화 시사회에서는 그런 모습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의젓하게 말했다.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 수양을 위해 바둑돌을 집는 독특한 여배우도 있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과 <구가의 서>로 연타석 홈런을 날린 윤세아가 그 주인공이다. 바둑을 즐기는 여자 연예인은 찾아보기 힘든 터라 틈틈이 시간이 날 때 기원을 찾는 그의 행보는 지인들 사이에서 기행으로 불리곤 한다.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의 윤세아가 다소 어울리지 않는 듯한 바둑을 두게 된 것은 그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윤세아의 어머니는 1975년 제1회 여류국수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상순 씨다. 어려서부터 어깨 너머로 어머니가 바둑 두는 모습을 지켜보며 바둑을 배운 윤세아 역시 대단한 실력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그는 장기를 살려 바둑TV의 다큐멘터리 <스포츠바둑, 올림픽을 향하여>의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다. 윤세아는 “어려서부터 바둑을 접하면서 자라다 보니 바둑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바둑은 고도의 과학적, 수학적 게임으로 두뇌 발달뿐만 아니라 예를 중시하는 경기인 만큼 훌륭한 매너와 인성 발달에도 아주 적격”이라고 바둑 예찬론을 펴기도 했다.
스타들이 가장 선호하는 취미 중 하나는 그림 그리기다. 대중과 접하지 않고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며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우 하정우 조영남 등 미술에 조예가 깊은 이들의 그림 그리기가 ‘그냥’ 취미라면, 배우 조재현의 그림 그리기는 ‘T.O.P’한 기행에 가깝다.
조재현은 여성의 누드를 그리는 은밀하고 아찔한 취미를 즐기고 있다. 30대 초반 살던 아파트에서 아내와 친하게 지내던 아주머니들이 활동하는 누드 크로키 모임에 발을 들인 것이 시작이었다.
조재현의 누드 크로키에는 또 하나 원칙이 있다. 여성이 뒷모습만 그리는 것. 때문에 혹여 음흉한 생각을 갖고 조재현의 그림을 접했다가는 머쓱해지기 십상이다. “여자의 뒷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는 조재현은 “40대 중반의 살이 찐 아주머니가 모델로 와서 풍요롭고 여유로운 모습을 상상했는데 앉아 계시는 뒷모습이 굉장히 슬프고 작아 보였다”고 말했다. 누드 크로키를 통해 조재현은 ‘여성의 몸’이 아니라 ‘여성의 삶’을 보고 있는 셈이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
“우리 감독, 또라이”
최민수
주변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최민수의 기행은 공식석상에서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다. SBS 드라마 <무사 백동수>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최민수는 출연 이유를 묻는 질문에 “돈 좋다. 돈값 해야죠”라고 돌발발언을 했고, 함께 출연한 전광렬을 가리키며 “전광렬 선배가 분장 때문에 늦게 와 나무 위에서 두 시간 동안 기다렸다. 후배면 죽었다”고 털어놔 전광렬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최민수는 “형님에게 결례를 했다면 해명하고 싶다. 형이 늦게 온 것이 아니라 내가 일찍 간 거다”고 수습하려 했지만 이미 전광렬의 표정은 굳은 뒤였다.
최근 열린 KBS 2TV 드라마 <칼과 꽃>의 제작발표회에서도 최민수는 비속어를 거침없이 사용하고 연출자 김용수 PD를 가리켜 ‘또라이’라고 표현했다.
<칼과 꽃>의 한 관계자는 “럭비공 같은 최민수의 성향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수시로 던지는 뼈 있는 이야기들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하기 어렵고 워낙 대선배라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난감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