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vs 친이 공천 신경전
서 전 대표는 이미 전날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우정은 변치 않을 때 아름답다>는 제목의 평전을 배포하면서 사실상 출마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직함을 ‘전 한나라당 대표’로 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이미지 메이킹에 들어갔다. 서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여권의 정치적 영향력을 회복하고 박근혜 정부에 보탬이 되기 위한 충정으로 봐 달라”고 전했다.
서 전 대표의 국회 입성을 마냥 낙관하기는 이르다. 화성갑은 이 지역 18대 의원이었던 김성회 전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공식화하고 곳곳을 누비고 있는 상황.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국회로 돌아가겠다”는 것이 출마 일성이다. 대표적 친이계로 꼽히는 김 전 의원은 친박계인 서 전 대표와 양보 없는 싸움을 예고한다. 일각에서는 김 전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 박지만 EG그룹 명예회장과 육사 36기 동기임을 어필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두 전직 의원에 맞서 고 고희선 전 의원의 아들 준호 씨도 경기 화성갑 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고준호 씨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화성의 중단 없는 발전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6일 현재 공천 신청이 진행 중인 민주당의 경우 오일용 지역위원장이 공천 신청서를 냈다.
일찌감치 재·보선이 예정됐던 포항 남·울릉군은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사가 10명을 넘기면서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 이춘식 전 의원, 김순견 당협위원장 등 대부분 친이계로 꼽히거나 무당파 성향에 가까운 이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 이들은 지난해 대선 박근혜 캠프 전략기획단장을 지낸 서장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공천을 신청한 것에 부쩍 경계하는 분위기다. 지난번 김형태 전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언론특보임을 내세워 지역 공천에 성공한 것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야권에서는 이번 재·보선에서 별로 기대할 것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독자세력화를 준비 중인 안철수 의원은 “재·보선 대상 지역이 많지 않으면 독자적인 후보를 내지 않을 수도 있다”며 한 발 물러났고, 민주당 역시 재·보선 지역이 새누리당 강세인 만큼 선거에 힘을 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재·보선에서 호남 지역이 빠진 것이 다행스럽다는 이야기도 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안철수 의원 세력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벌써부터 호남에서 맞붙게 되면 이기더라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원래 선거법 위반 관련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이내로 마치는 게 맞지만 법원에서 거의 안 지킨다. 정부와 여당에서 특정 목적을 갖고 일정을 늦추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라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
[단독] HID 지휘 체계 무력화…정보사 비상계엄 사전준비 정황들
온라인 기사 ( 2024.12.13 17:05 )
-
[단독] '비선' 방증? 윤석열 대통령 12·3 계엄선포 담화문 '서류봉투' 미스터리
온라인 기사 ( 2024.12.13 15:21 )
-
[단독] 충암파에 목줄 잡힌 사령관? 정보사 ‘선관위 상륙작전’ 동원의 비밀
온라인 기사 ( 2024.12.11 17: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