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DB
혹시 근래 들어 꿈을 많이 꾼다거나 악몽을 꾼다거나 혹은 컬러풀한 꿈을 꾸지는 않는가? 이 모든 꿈들이 당신의 건강 상태를 의미한다면? 어젯밤에 꿨던 꿈을 잘 기억해둬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음은 영국의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이 소개한 꿈과 건강의 상관관계다.
악몽을 꾼다
가능한 원인⇨혈압약, 심장질환, 편두통, 수면 장애
영국 러프버러대학의 수면 전문가인 짐 호른 교수에 따르면 혈압강하 작용을 하는 의약품인 ‘베타차단제’는 특히 끔찍한 악몽을 꾸게 하는 것으로 악명 높다. ‘베타차단제’의 특정 성분이 간접적으로 뇌의 특정 화학물질의 균형을 깨뜨려 이로 인해 악몽을 꾸게 된다는 것.
또한 <네덜란드 의학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장의 건강 상태 역시 악몽과 관련이 있다. 6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심장박동이 불규칙한 경우 악몽을 꿀 확률이 세 배 증가했으며, 흉부 통증이 동반된 사람인 경우에는 무려 일곱 배 증가했다. 이는 심장에 문제가 있을 경우 호흡에 곤란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뇌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악몽은 머지않아 편두통이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경고와 같은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편두통을 앓는 일련의 환자들이 종종 편두통이 시작되기 전 공포스럽고 충격적인 내용의 악몽을 꾸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두통으로 인해 뇌의 신경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단순히 수면 부족 때문에 악몽을 꾸는 경우도 있다. 잠이 너무 부족하면 수면 리듬이 깨지게 되고 이로 인해 ‘수면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수면 마비’란 잠들기 직전, 혹은 잠에서 막 깨어났을 때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위 눌림’이 이에 해당된다. 캠브리지 팝워스 병원의 니콜라스 오스크로프트 박사는 “스무 명 가운데 한 명은 아마 ‘수면 마비’ 증상을 겪어봤을 것이다. 보통 꿈은 렘수면 단계에서 꾸는데 이때 근육은 마비가 된 상태다. 다시 말해 정신은 깨어 있으나 몸은 아직 깨지 않은 상태가 바로 ‘수면 마비’다”라고 말했다.
꿈을 많이 꾼다
가능한 원인⇨침실이 너무 덥거나 너무 춥다, 호르몬 불균형, 만성 통증, 항우울제 복용 중단
호른 박사는 “잠을 잘 때 침실 온도가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우면 꿈을 더 많이 꾸게 된다”고 말하면서 “이로 인해 숙면이 방해되고 따라서 꿈을 꾸는 도중에 잠에서 더 자주 깨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꿈을 더 많이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적정 침실 온도는 18℃다.
여성들의 경우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남성들보다 꿈을 더 많이 꾼다. 호른 박사는 “어떤 여성들은 생리 기간 전후로 꿈을 더 많이 꾼다. 또한 생리통을 앓거나 몸이 심하게 붓는 여성들의 경우에도 잠을 자는 도중에 더 자주 깬다”고 말했다.
만성 통증 역시 한밤중에 반복적으로 잠을 깨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렇게 잠을 깰 경우 꿈을 더 잘 기억하게 되고, 이로 인해 꿈을 많이 꾸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항우울제 처방을 받고 약을 복용하던 환자가 약을 중단할 경우에도 꿈을 더 많이 꾸게 된다. 보통 항우울제를 복용할 경우에는 렘수면 단계가 짧아지기 때문에 깊은 잠을 자게 되지만 약을 끊을 경우에는 렘수면 단계가 다시 길어지기 때문이다.
쫓기거나 공격당하는 꿈
가능한 원인⇨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누군가에게 쫓기거나 공격당하는 꿈은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과 같은 뇌 혹은 신경질환을 경고하는 신호라고 한다.
이와 관련, 꿈을 꾸는 동안에 반복적으로 몸을 떨거나 몸부림치는 사람들은 꿈에서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이른바 ‘렘수면 행동장애’라고 불리는 증상을 겪는 것일 수 있다. 이는 수면 ‘안전 스위치’를 조절하는 뇌의 일부가 손상됐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며, 수면 ‘안전 스위치’란 꿈을 꾸는 동안에 꿈속의 행동을 따라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증상은 과격하고 충격적인 꿈을 꾸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가령 누군가에게 쫓기거나 공격을 당하는 꿈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상태에서 꿈을 꾸는 사람들은 허공에 대고 주먹질을 하거나 발길질을 하며, 심한 경우에는 자해를 하거나 옆에 있는 사람을 때리기도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증상들이 바로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질환을 나타내는 강한 신호라고 말한다. 이는 기억력 감퇴와 같은 다른 증상에 비해 훨씬 더 일찍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심지어 발병하기 10년 전부터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오스크로프트 박사는 “가장 먼저 나타나는 알츠하이머 증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 경고하건대, 혹시 수전증이나 기억 상실 등과 같은 증상들이 동반되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이럴 경우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꿈 때문에 일찍 깬다
가능한 원인⇨기름진 음식, 과체중, 스트레스, 우울증
기름진 음식은 위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며, 때문에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 이럴 경우 위와 식도 사이에 있는 하부 식도 괄약근에 압박이 가해지고, 이로 인해 괄약근의 조절 기능이 약해지게 된다.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약해지면 이로 인해 위의 내용물과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게 되고 결국 속 쓰림과 같은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증상은 대개 잠든 지 몇 시간 이내에 발생하게 되고, 결국은 한밤중에 잠에서 깨는 원인이 된다.
역류성 식도염은 과체중인 사람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하다. 과도한 지방세포가 밸브 역할을 하는 근육에 압박을 가해 근육이 느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 역시 꿈을 꾸는 수면 단계에서 잠을 자주 깨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이하거나 이상한 꿈
가능한 원인⇨술, 항말라이아약, 갱년기
항생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은 컬러풀하거나 괴물이 등장하는 독특한 꿈을 꾸는 경우가 많다.
보스턴의과대학의 신경과전문의인 패트릭 맥나마라 박사는 “술에 취하면 반은 잠이 들고, 반은 깨어있는 환각 상태를 일으키게 된다”면서 “이로 인해 기묘한 꿈을 꾸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약물 역시 생생하고 컬러풀한 꿈을 꾸게 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항생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의 경우 생생하고 컬러풀한 꿈을 꾸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말라리아 예방약인 메플로퀸을 복용할 경우 마치 한 편의 장편 영화와 같은 긴 꿈을 꾼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컬러풀하거나 독특한 등장인물들 혹은 괴물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약물들이 꿈을 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될 뿐 명확한 이유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갱년기 무렵에 컬러풀하고 생생한 꿈을 더 자주 꾸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호르몬 수치의 변화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야한 꿈
가능한 원인⇨창의력 증가
그 이유에 대해 윌리스는 “60대와 70대의 많은 환자들이 이런 꿈을 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놀라운 점은 그렇다고 해서 이 환자들이 실제 성생활을 활발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창의적인 일을 많이 하고 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은퇴 후에는 새로운 취미 활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이런 창의적인 활동이 야한 꿈을 꾸게 되는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2.5㎝만 넓혀도 ‘꿀잠’
장거리 비행을 할 때 가장 곤욕스런 점을 꼽으라면 단연 좁은 좌석에서 잠을 청하는 일일 것이다. 특히 일반석에 앉아서 여행을 할 경우에 겪는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발을 앞으로 시원하게 뻗을 수도 없는 데다 거의 똑바로 앉은 상태에서 잠을 자야 하기 때문에 한숨도 자지 못한 채 비행기에서 내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데 이런 불편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비밀이 ‘2.5㎝’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서 화제다. 다시 말해 비행기 좌석이 2.5㎝만 더 넓어져도 깊은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기 제작업체인 ‘에어버스’가 최근 ‘런던 수면 센터’의 도움을 받아 실시한 연구 결과는 가히 고무적이었다. 서로 다른 너비의 비행기 좌석에서 잠을 청한 승객들을 관찰한 결과, 좌석의 너비에 따라 수면의 질이 확연히 달라졌던 것. 가령 너비가 45.7㎝인 좌석에서 잠을 잔 승객들이 43㎝인 좌석에서 잠을 잔 승객들보다 더 빨리 잠이 들었으며, 더 깊이 잠이 들었다. 또한 중간에 잠에서 깨는 횟수도 적었으며,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경우 역시 적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두 그룹의 수면의 질은 50% 정도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에어버스’는 지난 몇 년 간 극장이나 스포츠 경기장의 좌석은 점점 더 사이즈가 커져왔던 반면 여객기 좌석은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일반석 좌석은 43㎝며, 일부 여객기의 경우에는 아직도 1950년대 수준에 불과한 40.6㎝인 경우도 있다.
이는 항공사들이 승객의 편의는 고려하지 않은 채 승객 수를 더 늘리기 위해서 좁은 공간에 좌석을 더 많이 배치하기 때문이다. ‘에어버스’는 “이제는 항공사들이 생각을 달리해야 할 때다”라고 말하면서 “단 2.5㎝만 늘려도 승객들은 보다 쾌적하고 안락한 여행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