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은 11월 이후 각 언론매체들의 정당지지도 조사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희비가 엇갈리는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자기당의 지지도가 높게 나오면 지도부의 얼굴에 화색이 돌지만 예상외로 낮게 나오거나 특히 상대당에 추월당했을 시에는`‘낙담’ 수준을 넘어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당간에 가장 먼저 논란이 됐던 것은 MBC-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11월11일). 우리당 창당대회 당일 실시된 이 조사에서 우리당은 정당지지도에서 민주당을 처음으로 앞섰다. 우리당 지지도가 16.4%였던 반면 민주당은 13.6%에 그쳤던 것.
조사결과가 알려지자 민주당은 발칵 뒤집어졌다. 유종필 대변인은 “조사 자체가 우리당 창당대회에 초점을 맞춰 실시됐고, 설문내용도 우리당 창당에 대해 물은 뒤 정당 지지도를 물어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반면 ‘만년 3위’의 꼬리표를 뗀 우리당은 “신당 바람이 드디어 불기 시작했다”며 잔뜩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우리당의 ‘환호’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MBC 조사결과가 공개된 지 불과 이틀 후(11월13일)에 나온 SBS-TNS 여론조사에선 민주당이 지지율 19.9%로 16.8%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친 우리당을 제쳤다. 또 11월17일에 보도된 <경향신문>-현대리서치 조사에서도 15.4%의 지지를 얻은 민주당이 우리당(11.6%)을 3.8%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양당의 분위기가 일거에 반전됐음은 불문가지.
이후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등 지도부 경선을 실시키로 한 민주당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며 민주당 우위 경향은 유지됐다. 11월29일 보도된 KBS-미디어 리서치 조사에선 민주당 17.8%, 우리당 14.5%를, 12월2일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선 민주당 17.3%, 15.6%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동안 수면 밑에 잠복한 것 같았던 양측의 신경전은 12월3일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되면서 재연됐다.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이 19.0%로 한나라당(18.3%)를 누르며 1위를 차지한 반면 우리당은 9.8%라는 참담한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
민주당은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인 반면 충격에 휩싸인 우리당은 당장 조사의 문제점을 들고 나왔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질문이 적절하지 않았다. 특히 질문 배치에서 민주당 관련 사항을 물어 본 후 정당지지도로 넘어가 일종의 ‘학습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5일 보도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주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다시 태클을 걸고 나섰다. 민주당의 지지도가 18.8%로 우리당(17.3%)과 불과 1.5%포인트밖에 차이나지 않았기 때문. 한나라당(23.3%)과의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우리당’ J의원의 보좌관이 운영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이 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 등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개탄(?)해 눈길을 끌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