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난 9월 4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근현대사역사교실에 참석해 강연을 듣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1월 27일 오전, 총 10회로 구성된 근현대사역사교실 7회차. 모임에 참석한 한 새누리당 당직자가 건넨 말이다. 같은 시각에 황우여 대표의 조찬기도회가 열렸는데 그곳에 서청원 의원이 참석하면서 편이 갈렸다는 것이다. 친박계 원로인 서청원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후 여당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던 김무성 의원의 세력이 주춤하고 있다는 해석이 어느 정도 힘을 얻는 부분이다. 실제 이날 근현대사역사교실 참석자는 9회까지 참석 의원수 중 가장 적은 37명이었다.
근현대사역사교실은 매주 수요일 아침 7시 30분에 역사 전문가들을 초빙해 강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모임으로 김무성 의원이 대표를, 김학용 의원이 간사를 맡고 있다. 근현대사역사교실이 초반부터 주목을 받은 이유는 차기 유력 당권·대권 주자인 김 의원의 모임일 뿐 아니라 등록된 의원 수가 100명이 넘는 등 새누리당 의원 3분의 2가량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근현대사역사교실에는 친이·친박·쇄신파 등을 포괄하는 다양한 계파 의원들이 참여했다. 먼저 친이계로 분류되는 김학용 의원이 간사를 맡고 있다. 간사인 김 의원이 강의 내용을 선정하고 김무성 의원과 상의해 결정,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질 만큼 그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 의원은 김무성 의원과 깊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성 의원의 한 측근은 “김학용 의원이 (김무성 의원에게) 잘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근현대사역사교실 참석 의원들 중에는 친박계이면서 김무성 의원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의원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이진복 의원의 경우 9번 모두 출석, 김을동 의원은 8번 참석하는 열의를 보여주기도 했다. 과거 김무성 의원에게 ‘형님 문자’를 보내 화제를 모았던 김재원 의원도 모임에 참석했다. 하지만 윤상현 이완구 홍문종 유기준 등 친박계 핵심 의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근현대사역사교실에서는 쇄신파 의원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쇄신파로 분류되는 남경필 김세연 의원과 초선인 박인숙 권은희 이이재 의원 등 다수가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료에 따르면 참석자들 중 현재까지 9회까지 모두 출석, 한 번만 더 나오면 ‘개근’을 하는 이는 김영주 송영근 이진복 이한성 의원이다. 8번 출석 의원들은 김을동 김종태 류성걸 민병주 유승우 이강후 이주영 이헌승 의원으로 나타났다.
근현대사역사교실은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하는 만큼 김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다수의 의원들도 자리를 떠나는 모습을 보였다. 새벽부터 눈이 오는 궂은 날씨임에도 45명의 의원이 참석했던 지난 11일 9회차 때는 강의가 끝난 후 10분 동안 진행되는 질의 시간에 김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이후 절반이 넘는 의원들이 세미나실을 떠났다.
근현대사역사교실에서는 김무성 의원 측의 주장처럼 “매주 아침 역사를 공부하는 모임”이라는 학구적 분위기도 엿보였다. 이날 김 의원은 떠났지만 20여 명의 의원들이 자리에 남아 관련 강의에 대한 질문을 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열심히 필기하는 의원들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근현대사역사교실의 활동에 대해 서청원 의원의 국회 입성 이후 김무성 의원의 세가 초반보다 약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00명이 넘는 의원들이 등록했지만 그중 60명도 되지 않는 의원들이 출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무성 의원 측은 “사실 의원들이 아침 7시 30분까지 출근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중 60명 정도만 오는 것도 대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 측 주장처럼 해당 모임의 출석률이 당내에서 만만치 않은 지지도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55명 정도라고 한다면 꾸준히 참석하는 40여 명의 의원들 수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한 새누리당 당직자는 “명단에 등록만 해놓고 나오지 않는 의원도 다수인데 매번 참석하는 인원이 40명이 넘는다는 것은 그만큼 의미 있는 것”이라며 “계파라고까지 볼 수는 없지만 그만큼 김 의원과 뜻을 같이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