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준 씨는 영산재단이 전세로 얻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소유 공관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준선 기자
12월 현재 조희준 씨는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여의도순복음교회(교회) 소유 공관에 거주하고 있다. 이 공관의 최초 소유자는 조희준 씨였으나 지난 2000년 부친 조용기 목사에게 팔렸다. 2001년 조 목사가 다시 교회에 매도를 한 후 교회 공관이 되면서 조 목사 부자가 해당 공관에서 함께 거주했다. 조 목사가 지난 가을 연희동의 또 다른 교회 공관으로 전거하면서 교회가 재단에게 전세를 줬다.
해당 공관은 가구당 시세가 약 10억 원(국토교통부 주택공시가에서 평균 20~30%를 더한 시세로 57평 기준)에 이르는 고급 빌라다. 이 공관의 등기부등본에 의하면 지난 10월 초, 재단이 교회와 25억 원의 전세계약을 맺고 해당 건물 내 1·2·3층의 6가구를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등본 상 계약 당사자는 교회와 재단임에도 해당 공관엔 재단이 입주해 있을 뿐 아니라 조희준 씨도 거주하고 있다. 교회와 재단이 전세를 계약한 공관에 계약 주체가 아닌 희준 씨가 거주함으로서 재단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특경법 상 ‘배임’에 해당한다. 법조계 자문에 의하면, 희준 씨와 재단 임원 및 이사장 조용기 목사 등 양측이 모두 배임의 혐의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한 종교계 관계자는 “25억 원의 전세금 중 20억은 이미 입금이 됐는데 5억이 아직 입금되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논현동 소재 교회 공관. 전영기 기자
또 재단이 재단 고유의 ‘목적사업’과 상관없이 전세를 얻어 조희준 씨가 사용하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재단의 등기부등본에 의하면 재단의 목적사업은 △의료비 지원 △저소득층의 주택 개·보수 △불행, 재해 기타 사정으로 어려움을 당한 아동, 청소년 학비 및 생계비 지원 △가족복지 지원 △법률서비스 지원 △혼혈아 돕기 운동 △자원봉사자 개발 및 활성화 △그밖에 법인 목적 달성에 필요한 구제 사업으로 한정하고 있다. 자선, 구제 사업을 하는 비영리 법인이 재단에 사무국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희준 씨에게 고급 빌라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재단의 목적사업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현재 조희준 씨는 재단의 사무국장으로 재직 중이나 지난 8월 초 재단 측과 통화 당시 “조희준 씨는 잘 나오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볼 때, 재단에서 그가 사무국장의 직위를 맡고는 있으나 실제 업무에 관여하는 정도는 미미한 수준으로 보인다.
한편 교회 총무국과 재단 측은 20일, 기자의 질의에 대해 “담당자가 외근을 나갔다”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른다”며 대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상미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