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아름답게만 보였던 고운 백사장은 사실 생선뼈 가루들이고, 푸른색으로 비쳤던 바닷물은 사실 탁한 갈색이기 때문이다. 또한 썩은 생선을 파는 거대한 어시장처럼 사방에서 악취가 진동하기 때문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다.
수백만 마리의 물고기 사체로 이루어진 무덤과도 같은 이곳이 사실 처음부터 이렇게 오싹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905년 콜로라도 강둑이 폭우로 무너지면서 형성된 이 거대한 호수는 1950~1960년대까지만 해도 ‘사막 위의 기적’이라고 불리면서 관광지로 인기를 얻었다. 매년 50만 명이 찾아와 수영이나 스피드 보트를 즐기는 등 휴양지로도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호수의 운명은 어쩌면 처음부터 예견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 물이 고인 물이었다는 데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염도가 높아진 데다 인근 지역에서 흘러 들어오는 농업용수의 농약과 비료 성분으로 인해 부패하기 시작했던 것.
그 결과 1970년 무렵이 되자 생명체가 모두 사라졌으며, 해변을 따라 수백만 마리의 물고기들 사체가 널리게 됐다. 현재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이곳은 이제는 간간히 폐허 구경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만이 찾고 있는 잊힌 곳이 됐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