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리프니츠카야보다는 소트니코바가 훨씬 더 유명한 러시아 선수다. 12살의 나이에 러시아 시니어 챔피언에 올라 피겨 계를 경악에 빠뜨린 소트니코바는 2010년 9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대회에서 합계 178점을 획득하며 김연아의 주니어 시절 최고기록을 뛰어넘었던 기대주다.
당시 러시아에는 두 명의 피겨 천재가 있었다. 소트니코바와 동갑내기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보다 두 살 어린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지난 해 급부상하면서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 대신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러시아가 가장 믿는 카드는 역시 소트니코바였다.
TV 중계 화면 캡쳐
그렇지만 지난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리프니츠카야가 여자 피겨 단체전에서 최고 기록을 세우며 러시아의 새로운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김연아 아사다 마오 등과 함께 금메달 후보로 언급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소트니코바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들었다.
전세계 언론은 홈 이점을 안고 있는 리프니츠카야에 집중했다. 리프니츠카야 역시 거듭된 당돌한 행보로 이슈를 양산했다. 아사다 마오와의 포옹을 거부하고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짜증을 부리기도 했다. 이처럼 리프니츠카야가 매스컴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동안 소트니코바는 조용히 훈련에 집중했고 그 결과가 쇼트 프로그램에서 입증됐다.
20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소트니코바가 74.64점을 받았다. 기술점수(TES) 39.09점, 예술점수(PCS) 35.55점이다. 1위 김연아(74.92점)에 단 0.28점 뒤진 2위다. 소트니코바 역시 러시아 선수로 홈 이점을 안고 있음을 감안하면 김연아의 금메달 획득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소트니코바는 리프니츠카야와 달리 매스컴과의 관계가 좋고 국내 팬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기도 있는 선수다. 지난 2011년 강원도 강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0-2011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주니어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소트니코바는 “개인적으로 김연아는 굉장히 좋아하는 스케이터다. 특히 트리플 + 트리플 점프를 쉽게 하는데 힘도 넘친다”고 평가해 국내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은 바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