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5일 오전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국민동행)에서 주최한 ‘공감의 서울시정을 듣는다’ 행사에 참석해 “국민동행이라는 이름에 매료가 된다. 국내 정치가 분열과 갈등이 극심한 상황에서 함께 가고자 하는 모임이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라며 “정치란 여러 의견이 오가는 속에서 서로 합의를 이뤄내고 조정하는 것인데 지금 정치권은 더욱 갈등을 부추기고 유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날 박 시장은 “(보궐 선거 이후) 2년 8개월은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에는 역부족인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그 사이에 서울시의 변화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많은 분들이 ‘당신의 브랜드가 무엇’이냐는 말씀을 하시는데 개인 브랜드보다 서울의 브랜드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했다. 시장 개인 브랜드에 몰두하다보면 놓치는 일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박 시장은 “서울시는 방대한 업무와 종합행정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다. 원칙과 상식, 합리와 균형이라는 잣대위에서 정상성을 회복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았다. 현안을 해결하고 갈등은 줄이되 삶의 질은 높이는 행정을 위해 노력했다”라며 “구체적으로는 불합리한 지하철 9호선 재계약을 이끌어 내 서울시가 부담해야 할 3조 2000억 원 정도를 절감했다. 금년 말까지 서울시 채무가 6조 5000억 원 정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서울시장은 결국 살림을 잘 살아야 했다. 세금을 잘 쓴다는 신뢰를 얻기 위해 악착같이 일했다”고 자평했다.
발표를 마친 박 시장은 ‘박근혜 정권을 견제하고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임이 중요할 것 같다. 야권연대에 대한 생각을 밝혀 달라’는 질문에는 “전략가는 다음 선거를 준비하지만 정치란 미래 세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번 지방선거가 100일 정도 남았는데 굉장히 긴 기간이다. 어떻게 전개될지 나도 알 수가 없다”며 “지금 일희일비하다가는 정신적으로 괴롭고 일에도 지장이 있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서울시민들이 알아서 다 판단하시리라 믿는다”라고 전했다.
박 시장은 또 “(야권연대에 대해) 저도 여러 생각이 있지만 연대라는 것은 상대가 있는 것이고 원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순리라는 것, 또 민심이라는 것에 순응해서 가면 되는 것이지,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라며 거듭 밝히며 “여기 계신 분들이 알아서 잘해 달라”고 전했다. 이에 정대철 전 의원은 “국민동행이 야권연대를 조정하는 그라운드가 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덕룡, 권노갑, 신필균, 인명진, 영담, 정대철, 정두근 공동대표단을 비롯해 이부영, 이우재 국민동행 고문, 장세환 국민동행 대변인, 김재홍 국민동행 정책위원장, 선병렬 국민동행 자문위원, 김형주 서울 국민동행 상임공동대표, 강영추 국민동행 운영위원, 김동진 서울국민동행 운영위원장 등 국민동행의 지역과 중앙의 주요 간부들이 참석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