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농사’ 망친 북이 손 벌렸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근 전향적 자세 역시 장성택 처형과 무관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대외 무역과 경제 개발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던 장성택의 공백 이후 통치자금 고갈 및 내수 악화현상이 나타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결국 밖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
박건하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아무런 조건 없이 이뤄졌다고 하지만 북한 입장에선 향후에라도 결국 지원을 바랄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의 비료지원설도 이와 무관치 않다”면서 “장성택 사후 주민들에게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핵심은 농업이다. 북한 입장에서 현재 가장 다급한 것은 비료”라고 지적했다.
농업 생산의 근간은 곧 비료다. 쌀과 옥수수를 비롯한 단순한 식량 지원과 주민 스스로 생산하도록 일조하는 비료 지원은 의미가 다르다는 것. 북한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 한해 50만~60만 톤의 비료가 필요하다 보고 있다. 농번기가 시작되는 당장 3~4월에만 15만 톤의 비료가 필요하다. 현재 북한 내부의 흥남비료공장은 형편상 정상 가동을 못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후불제’를 조건으로 중국 무역상에 비료 수입을 꾀하고 있지만, 이 역시 신용 문제로 여의치 않다고 한다. 결국 우리 정부의 도움이 절실한 셈이다.
최근 우리 정부는 항간에 나돌았던 대북 비료 지원설에 대해선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장기적 차원에서 북한의 요청이 있다면 나설 용의가 있고 민간 차원의 지원은 허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장의 지원은 어렵지만 장기적 차원과 민간적 차원의 지원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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